서울 
강릉 
전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올 연말까지 설정하고 툭하면 온갖 무력시위나 협박성 발언을 하는 상황이 예의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종의 정황을 암시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북한이 그만큼 빠른 시일 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그들만의 시한’이 ‘비핵화 셀프시한’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은 주지하다시피 지금 미국을 위시한 국제연합(UN)의 이중삼중 경제제재 포승줄에 묶여 있는 국제 범죄자 모양새다. 유엔은 범죄자를 가두는데서 나아가 돈 줄을 막는 북한 정권 아사작전까지 진행 중이다. 다급해진 북한이 핵 불장난으로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과 SLBM으로 전선을 확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더 이상은 용인하기 어려운 임계점을 스스로 넘었다.
북한은 미국과 유엔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통제가 안 되는 가공할 핵무기들을 마치 미친듯이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 전반에 가공할 위협을 가하는 전무후무한 인질극을 벌이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5000만 우리 국민들이 그 인질의 핵심으로 들어간 공포의 시간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나 돌발사태를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처럼 막연한 평화 분위기에 휩싸여 ‘유사시’를 대비하지 않으면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희생자는 우리 국민만 될 가능성이 있다. 그 대비의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고, 최적의 선제적 실전 대비태세 중 하나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이 있다. 한반도 유사시(북한의 군사행동) 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자동 참전한다는 점에서 이 훈련은 아주 중요하다.
이 훈련을 두고 우리 정부는 안타깝게 연례훈련임에도 ‘안한다’는 발표를 했다. 반면 미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훈련을 생략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다시 ‘훈련이 아예 폐지됐다’고 한발 더 나아갔을 뿐만 아니라 ‘각자 훈련’이라는 수사(修辭)까지 보탰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파트너십과 상호운용성 등을 들며 ‘연합훈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연말 비핵화 셀프시한을 앞두고 한반도 전운을 상정한 발언을 강도 높게 토해내고 있다. 실제로 준 전시상태에 준한 총동원령까지 내렸다. 올 들어 계속된 무력시위는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기까지 하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기간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북한의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에도 우리는 지금까지 최전방에서조차 최소한의 방어훈련까지 모두 포기한 상황에서 지금은 징후가 보이는 북한의 급변 또는 돌발 사태에 대비한 선제적 훈련까지 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 훈련이름까지 거론하는 것 자체를 두고 쉬쉬하고 있으니 눈치 보기가 정말 과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안보 최전선에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은 오히려 북한 무력시위를 감싸기에 급급하고 있으니 분이 치민다. 정의용 실장은 최근 국감에서 ‘미사일 도발이 안보에 위협이 안 된다’고 했다. 정경두 장관은 더 거들면서 SLBM까지 포함해 ‘직접 도발이 아니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은 국정원장이 북한의 가공할 비대칭 전략무기 4종이 시험을 끝내고 양산체제를 갖췄다고 하는 가운데 나온 말들이니 유구무언이다.
미국은 우리 정부가 이처럼 북한 눈치 보기로 혼선을 빚는 와중에서 결국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축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가장 위급한 시기에 더 확대해 반드시 실시해야 할 최소한의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선제적 대비태세다. 우리는 이를 사실상 포기했다. 그나마 미국의 훈련 지속 의지가 있으니 천운이라고 할 만하다.
미국이 자랑하는 첨단 스텔스 전투기들이 총 동원되고 전 세계 3대밖에 없는 코브라볼 또는 미 공군에 2대 밖에 없는 컴뱃센트 등 정찰 자산들까지 참여하는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마디로 일거에 북한 전역의 전략 타깃 700개를 동시에 핀셋 공격해 ‘융단 초토화’ 하는 훈련이다.
북한의 현 상황을 보면 급변 사태시 단숨에 전쟁 의지를 완전히 꺾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질런트 에이스는 단 한 치의 빈틈도 없는 훈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훈련은 한·미 양국의 연합 운용능력이 성공의 관건이다. 이를 포기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는 물론 국민의 생명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북한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전(錢)의 전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속칭 배째라식 자발적 비핵화 시한의 진짜 모습인 셈이다. 이 상황에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겁먹은 북한이 핵 자폭장치를 들고 전 방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다. 문재인 정부가 평화 운전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완전 제압할 수 있는 선제적 공격능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다.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정국이 시끌시끌하다. 이 문건을 보면 북한의 급변사태시 계엄령을 검토했다. 박근혜 정권이 권력만을 염두하고 계엄령 카드를 만지작거렸다면 문제가 있지만 대북 강경기조를 강하게 유지했던 당시에 북한의 급변사태는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평화무드에 있다고 하는 지금이 더 북한 위협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있다.
이를 일체 부인하는 듯한 안보태세는 폭풍전야의 고요처럼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군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이 중국의 노골적인 군사굴기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예방적 전략이 강화되는 와중에 자칫 우리만 외톨이가 된다면 또다시 한반도에 6·25 전쟁 재판에 버금가는 끔찍한 비극이 닥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방 후 미 군정 체제하에서 남로당을 위시한 공산세력은 미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무차별 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은 전 병력은 물론 포 1문도, 함정 1척도, 전투기 한 대도 남기지 않고 철수했었다. 그 공백의 틈이 수백만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1000만 이산가족의 비극을 남긴 6·25 전쟁이다. 북한이 완성해 온 작금의 핵무기, 핵미사일, 수소폭탄, 초대형 방사포, 신형 이스칸데르, ICBM, SLBM 등의 비대칭 무기들은 과거의 끔찍한 데자뷰를 만들어 낸다.
배급체계가 무너진 북한은 이미 국가가 인민의 삶을 책임지는 휴먼 사회주의 낙원을 부르짖을 자격을 상실한지 오래됐음을 직시해야 한다. 장마당의 번성은 북한의 사람중심 주체사상이나 누구나 공평한 삶의 공산 이념체제가 그들의 이상과는 전혀 다르게 괴리돼 있음을 잘 웅변한다. 이로 인해 위기에 빠진 김정은 정권에 평화운전은 먹히지 않는다.
북한은 경제를 꾸려갈 최소한의 국고는 물론이고 김정은 비밀 통치자금조차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다. 설상가상 1000만 북한 동포들은 굶주림에 시달려 또다시 아사자가 속출할 상황에 처했다. 내달 말까지 비핵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김정은 정권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내부의 정정이 생각 이상으로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북한은 사생결단 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따라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북한이 벌일 수 있는 생존을 위한 전쟁을 넘어 이판사판 벌이는 전쟁까지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유일한 수단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라고 명시된 것을 거듭 새김질 한다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이상한 독재정권을 반드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숱한 도발의지 예봉을 단숨에 꺾어 한반도의 평화를 항구적으로 확보하는 길에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4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