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유통왕자…고민 깊어지는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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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여파 등에 영업이익 56% 급감…사드보복 이후 최대치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0 13:20:32

▲ 롯데쇼핑이 지난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롯데마트 본사. ⓒ스카이데일리

지난 3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56%나 쪼그라들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강세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 등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성과를 기록한 셈이다. 롯데 측은 롯데인천개발 등 과점주주 간주 취득세 등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롯데쇼핑의 부진은 눈에 띄는 상황이다.

1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8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047억 원으로 5.8% 줄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233억원에 달해 적자전환했다.

이번 영업이익 급감은 중국 사드 보복 직후였던 2017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당시 롯데쇼핑 영업익은 57.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3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었다. 매출액은 13조3080억원으로 0.9% 줄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62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번 실적하락은 할인점과 하이마트의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5%나 줄었다. 매출액도 2.6% 줄었다. 일본 불매운동과 점포 구조조정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에어컨 매출 등이 줄어든 가운데 하이마트의 영업이익도 48.4%나 줄었다. 매출은 11.6% 줄었다.

백화점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32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패션상품군(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으나 양극화 된 소비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기존점은 인도네시아(4.9%), 베트남(17.6%)이 선방했지만 텐진 동마로점 등 현지 백화점 영업종료 등에 따른 중국(-11.2%)사업 부진 영향으로 매출이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올 초 인천터미널점 편입으로 16.8% 증가한 1040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슈퍼도 오프라인 침체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4760억원, 영업손실은 지난해보다 80억원 가량 늘어난 2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타 계열사 적자도 630억원에 달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의 매출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 급감한 탓이다. 일본 불매운동에 따라 롯데쇼핑은 이번에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의 실적을 2년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업계 안팎은 에프알엘코리아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최대 50%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부가 실적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홈쇼핑만 선전했다. 롯데홈쇼핑은 PB 브랜드, 해외 라이선스, 단독 상품 등을 보강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가운데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3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롯데홈쇼핑의 회사 내 비중에 5% 수준에 불과한 점이 뼈아프다.

한편 올해 롯데쇼핑이 크게 부진한 가운데 롯데그룹의 인사가 개편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직후 ‘성과주의’를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부진을 거듭했던 롯데 유통사 수장들의 교체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인 이마트도 속도감 있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롯데쇼핑을 향한 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