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美 환자 개인정보 무단 수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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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사업 추진 위해 의료기관과 데이터 공유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3 16:54:04

▲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구글이 미국인 환자 수백만 명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확보한 구글 내부문서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헬스케어 시스템 업체인 어센션(Ascension)과 제휴를 맺고 어센션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 정보를 수집했다.

가톨릭 계열 비영리 의료법인인 어센션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 의료기관연합체로 미 전역에 2600개 병원과 각종 의료 시설을 갖고 있다.

일명 ‘나이팅게일 프로젝트’의 시행 하에 구글은 어센션과 함께 미국 21개 주에 걸쳐 최소 수백만 명의 건강 정보를 모았다고 WSJ는 전했다.

구글이 수집한 데이터에는 환자 이름과 생년월일 같은 기본정보를 비롯해 의료 검사 결과와 의사 진단 내용, 입원 기록, 과거 병력 등의 민감한 정보도 포함됐다. 이뿐만 아니라 구글과 어센션은 환자나 의사에게 의료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

WSJ는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이 개인의 건강정보에 접근해 향후 건강관리 산업 분야에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 중 환자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한 것은 처음”이며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환자의 의료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 행위가 합법적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나이팅게일 프로젝트는 미 연방법을 따르고 있다”면서 “건강 데이터 수집은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1996년 제정된 미 연방법 ‘의료보험의 상호 운용성과 설명 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환자 정보가 헬스케어 분야에서만 쓰인다면 환자에게 알리지 않고 데이터를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것이 대체로 허용된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구글과 어센션의 환자 정보 수집이 불법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WSJ는 “최소 150명의 구글 직원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의료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이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나이팅게일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한 환자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통합적인 의료 검색 도구와 새로운 건강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타리크 샤우카트 구글 클라우드 사장은 “헬스케어 부문에서 우리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를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완벽하게 연방 법률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환자에 대한 정보도 철저하게 보호된다”고 해명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