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작가 옌롄커 “자유를 위한 모든 노력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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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인간의 존엄·자유를 위한 치열한 흔적”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3 17:26:35

▲ 중국 장편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저자 옌롄커(閻連科)가 방한해 12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반체제 작가 옌롄커(閻連科·61)가 한국을 방문해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해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자행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마련한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차 방한한 그는 1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이와 같이 말했다.

홍콩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시위에 관해 묻는 질문에 옌 작가는 “뉴스를 통해 홍콩에서 일어난 사건을 접했다”면서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 흔적이다”고 말했다.

옌 작가는 중국 정부의 시위 진압 방식이나 홍콩 민주화 시위의 정당성 등에 대한 구체적 평가는 자제했다. 다만 “자유를 위한 모든 노력은 소중하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자행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옌 작가는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서 광우병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 내 저서의 번역자와 함께 가두행진에 참여해 아주 오랫동안 걸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시위 대열에 참여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크게는 호기심 때문이었고 새로운 경험을 해봤다”고 답하기도 했다.

광우병 시위와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광우병 시위도 그렇고, 홍콩 민주화 시위도 그렇고 인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영역”이라며 “두 시위 중 무엇이 가치 있는지, 무엇이 민주화, 인권과 관계있는지 비교하는 건 내 능력 밖이다”는 말로 입장을 밝혔다.

옌 작가는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내정 간섭 수준의 경제 보복을 한 것에 관해서는 “사드는 흘러간 문제일 뿐”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다 잊어버렸다. 사드에 대해 기억하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고 답했다.

1958년 중국 허난(河南)성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난 옌롄커는 1978년 인민해방군으로 입대해 28년간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다. 이후 1989년 인민해방군 예술대학 문학과에 입학하면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옌롄커는 위화(余華)·모옌(莫言)과 더불어 중국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제1~2회 루쉰문학상, 제3회 라오서문학상, 2014년 카프카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중국이 숨기고 싶어 하는 어두운 부분을 날카롭고 과감하게 파헤치는 그의 작품은 출간 이후 수많은 논쟁과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그의 작품 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사서’ 등 총 8권의 책이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됐다. 중국 내에서 금서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이에 대해 옌 작가는 “중국 사회 여러 현상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 사실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며 “내 인생과 문학을 성찰해보면 나의 나약함과 유약함이 드러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