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흐름 뒤쳐진 롯데쇼핑, 과감한 인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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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4 00:02:00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 중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곳은 단연 롯데그룹일 것이다. 삼성, 현대와 달리 롯데는 식유통 사업을 주 사업으로 하며 국민들의 생활과 바로 맞닿아 있다. 때문에 롯데는 국민의 삶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회사가 되었다. 극단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일상에서 롯데란 단어를 지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롯데그룹 산하 롯데쇼핑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내에서 백화점, 할인점, 슈퍼 등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하이마트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모두 롯데쇼핑 소속이다. 롯데쇼핑은 주요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 주요 상권을 공략했고 한국 유통시장의 왕자로 군림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롯데쇼핑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에 초점을 맞췄던 롯데쇼핑이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과 생활패턴의 변화 등으로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찾고 있으며 자연스레 오프라인 유통가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상황 아래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 404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8%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867억원으로 56%나 떨어졌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있었던 2017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최악의 실적을 거둔 롯데쇼핑이지만 뚜렷한 반등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국적논란에도 휘말리며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 돼 크고 작은 피해를 입고 있으며 탈출구로 해석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상태다.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시장 선점에 나섰으며 이어 위메프, 마켓 컬리 등도 이커머스 시장 공략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 강자였던 신세계·이마트도 ‘쓱’ 브랜드를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연계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자체적으로 크고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 업계 안팎에서 이커머스 업체 티몬을 인수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 건 없다. 결국 시대의 흐름에서 롯데쇼핑은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실적부진도 모자라 변화에 뒤쳐진 롯데쇼핑의 행태는 주주들의 권익을 외면하는 것으로도 해석돼 비판의 여지가 높다. 롯데쇼핑은 상장사다. 수많은 소액주주들의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고 롯데쇼핑은 주주들의 권익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실적하락과 시대적 흐름에 뒤쳐진 행태에 롯데쇼핑 주식의 가치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1년 전만해도 20만원을 웃돌았던 롯데쇼핑의 주가는 현재 13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롯데쇼핑은 주주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쇄신을 통해 회사 실적을 반등시켜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쇄신의 방법은 경쟁사 이마트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마트는 올해 창사 이래 첫 분기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1년을 보내고 있다. 이에 예년보다 빠르게 인사를 단행했고 그 과정에서 6년동안 회사를 전두 지휘했던 이갑수 대표를 교체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과감히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혁신도 보였다.

롯데쇼핑 역시 경영진 교체라는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지 못해 실적부진이란 결과를 마주하게 한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참신한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성과주의를 방침으로 인사를 실시한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다. 연말이 가까워진 가운데 롯데그룹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서 롯데쇼핑은 무척 중요한 계열사다. 이곳이 반등을 일궈내지 못한 채로 그룹이 발전을 꿈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신동빈 회장의 과감한 판단과 롯데쇼핑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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