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2명 흑사병 확진, 베이징으로 이송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中 당국 “확산 위험 극히 낮아, 이상 시 진료 받을 것”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4 17:47:07

▲ 13일(현지시간) 중국에서 2명이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香港01]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인 페스트(흑사병)가 중국에서 발생하면서 국내로의 유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인민망,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에서 최근 2명이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달 초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흑사병 확진 진단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전염을 막기 위해 확진 판정 받은 이들을 즉시 격리 조치했으며, 이들이 이송됐던 응급실을 폐쇄했다.

환자 2명은 부부로 남편이 먼저 감염됐으며, 남편을 옆에서 돌보던 아내도 역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병은 주로 쥐 등 설치류의 피를 빨아먹은 벼룩이 사람을 물면서 전염된다. 또한 공기 중으로도 전염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베이징으로 이송되는 동안 추가 전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흑사병 확진 판정 소식이 알려지자 웨이보(微博) 등 중국 사회관계망 서비스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흑사병 환자들은 병원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이 확진 판정까지 열흘 가까이 병원에 머문 것이 불안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에 확인된 흑사병이 확산할 위험은 극히 낮다”면서 “손을 잘 씻는 등 좋은 위생 습관을 지켜야 한다. 고열·기침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의 자연 환경과 쥐에는 페스트균이 없는 만큼 사람들이 쥐를 비롯한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흑사병은 최대 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오한, 전신 통증,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림프절 부종이나 호흡 곤란, 쇼크, 의식 불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감염돼도 빠른 진단을 통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과거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당시 유럽 전체인구의 1/3에 해당되는 약 2500만명이 사망했다. 이후 2012년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돼 이 가운데 60명이 사망했으며, 2017년에도 흑사병이 다시 발병하면서 24명이 숨졌다.

미국에서도 2015년 흑사병이 확산돼 그해 8월까지 감염된 환자 11명 가운데 3명이 숨졌다.

중국에서는 2014년에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에 각각 1건씩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에서 흑사병 확진 환자 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신속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현재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유지하고 향후 상황 변화에 대해 중국 보건당국 및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하며 발생 상황을 주시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 있는 등 현재 단계에서 대응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흑사병 유행지역을 방문 시에는 쥐·벼룩 등의 접촉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