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려한 韓 실질 기준금리, OECD서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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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낮기만 물가상승률 낮아…“기준금리 수준, 경기 부양에 부족”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8 16:11:48

▲ 우리나라의 실질 기준금리가 OECD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인하됐지만 실질 기준금리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게 그 이유로 지목된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10월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명목 기준금리－근원물가 상승률)는 연 0.65%로 같은 지표가 집계된 OECD 회원국 27개국 중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터키(5.2%)와 멕시코(4.25%)의 뒤를 따랐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명목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이다. 그러나 10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이 0.6%로 낮아 실질 기준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 선진국의 실질 기준금리는 0 이하로 나타났다. 미국은 기준금리가 1.50∼1.75%로 한국보다 높지만 근원물가 상승률(2.3%)을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는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명목 기준금리가 1.50%인 노르웨이도 물가 상승률이 2.7%로 나타나 실질 기준금리는 -1.2%로 확인됐다.

27개국 가운데 실질 기준금리가 0 이상인 곳은 터키, 멕시코, 한국, 아이슬란드(0.15%)뿐이다. 아이슬란드는 명목 기준금리 3.25%, 근원물가 상승률 3.1% 등으로 고금리·고물가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내린 2016년 6월에는 우리나라의 실질금리가 낮았다. 그해 6월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는 -0.85%로 나타나 34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6번째로 높았다. 명목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은데 실질 기준금리가 크게 차이 나는 배경은 당시 근원물가 상승률이 2.1%로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계 안팎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경기 부양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질 기준금리가 높으면 기업이 투자를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실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일 때에는 기업들이 돈을 빌려 설비투자를 늘릴 유인이 크다. 제품의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해 실질적인 빚 부담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5조15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6.3% 확대됐다. 증가율은 2014년 6월(7.0%) 이후 최고다.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였던 2016년 6월에는 정기적금 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 줄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