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필자는 광화문의 뒷골목 당주동과 경복궁 옆 적선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니까 광화문 토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문안(門內)사람이다. 문안이라 하면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조선시대에는 사대문(四大門) 안에 사는 사람과 문밖에 사는 사람들로 어느 정도 신분이 결정 된다.
즉 사대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지위가 높고 궁궐에 조금이라도 권세가 닿는 사람이란 뜻도 되지만, 문밖의 사람들은 야채나 땔감을 지고 와서 파는 장사를 하는 상인이나 문안에 허드렛일 하러 드나드는 사람들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광화문은 지금의 강남사람처럼 약간의 부가 있고 위세가 당당하던 축에 끼었었다.
50~60년대 광화문에는 아침이면 “동포여!” 즉, “똥 퍼요!” 소리와 함께 두부장수 작은 종소리 그리고 “물이요!”하며 리어카에 물을 잔뜩 담아 깨끗한 물을 파는 사람이 있었으며, 그것도 부족한 사람이면 “공동 수도”가 있어 물 한 지게에 2원씩 사고팔던 그런 시절이었다.
내가 살던 60년대 광화문에 있는 덕수국민학교(덕수초등학교)는 당시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던 시절 서울에서 최고인 경기중학교와 서울중학에 가장 많이 입학하는 서울 최고의 명문학교였다.
그 시절, 광화문 사거리에는 광복절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알록달록한 꽃으로 장식 된 꽃전차가 다녀 볼거리를 제공했고 정치적 사건이 휘몰아쳐 때로는 최루탄 냄새가 가득하고 눈을 뜨지 못할 지경이 되었거나 아니면 데모하다 경찰의 곤봉에 맞은 대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당주동 뒷골목으로 피난하러 달려오는 모습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정권 내 놓으라 밤이 새도록 함성이 들리는 곳이 광화문이었다.
최근에도 광화문의 드라마는 이어지면서 광우병 사태로 경찰차가 차벽을 만들었는가 하면 물대포가 쏘아지고 이어 촛불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문재인 물러나라!” “자유민주주의 되찾자!”라는 구호가 요란하다.
문재인이 당선되기 전, “광화문에 사무실을 차리겠다”고 말했으나 지키지 않았지만 그 광화문에 있으면 한국의 민낯이 보이고 대한민국의 초석이 된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이 우릴 반긴다. 게다가 최근에는 광화문 광장을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의 기초를 닦은 “이승만 광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느끼는 요즘의 세태는 그야말로 역사의 수레바퀴이며 격랑의 순간이다. 주변 나라들과는 한 곳도 부드럽고 편하게 지내지 못하며 무역 분쟁은 끝이 없고 방위비 문제와 지소미아 관계로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으며 국민들은 경제가 바닥이라 눈물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어두움 속에서도 청기와 집은 “경제는 중심을 잡고 있다,” “지소미아 종결은 끝까지 지키겠다,”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바로 잡았다” 라며 무슨 사안이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정반대로 이야기하며 끌고 가고 있다.
집권당은 지난 2년 반 동안 나라를 천길 나락으로 끌고 가면서 해방 이후 나라의 권력을 잡은 지도자 중 가장 모자라는 정치능력을 보여 주었다. “준비된 대통령”으로 홍보를 하며 국민들에게 각종 쇼와 사탕발림으로 모자람을 위장하며 국민들이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모든 일을 하는가 하면, 국민이 원하는 희망은 아예 눈에도 보이지 않고 아집과 편견, 고집과 무대책이 대책인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귀를 막고 있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정말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시련과 검은 먹구름을 뒤덮어 아예 국민들의 한숨이 하늘을 찌르는데도 그들은 느끼지 못하고 대책도 없는 무아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도 집권자들은 “앞으로 20년은 더해야 한다” 며 권력의 꿀맛에 도취되어 있다.
집권자가 청기와 집으로 들어와 지내는 5년은 그야말로 찰나이며 스쳐 지나가는 정거장이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의미와 책임과 권리는 지대하며 대단히 경건하며 엄숙하다.
현재 청기와 집 주인은 2년 반 동안 정적들을 내몰아치고 조선시대 임금이 바뀌어 지난 정권의 힘센 자들을 솎아서 남쪽바다 저 멀리 섬으로 귀양 보내고 궁궐에서 비단 옷 입던 자들을 피바다가 된 죄수복 입혀 오랏줄에 얽매어 불에 달구어 인두로 지지고 하던 보복의 순환을 하나도 틀리지 않게 복사하여 저지르고 난 다음, 지금 나라는 어찌되었는가?
대한민국 5천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전통 속에 국민들은 위대하고 놀라워 세계 13위 국력을 향유하는 나라가 되었으며 오죽하면 트럼프가“부자나라”라며 방위비 협상을 들고 나왔을까?
해방 70년 동안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에 가장 빛나는 일등공신은 바로 국민들이 아닌가? 그리고 이등공신은 그동안 권력을 잡았던 정부와 지도자들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의 권력은 지난 70년 동안 겪어 보지 못한 최악의 수렁에서 허덕이며 암흑에 헤매고 있는데 그런 현황을 눈감고 모르는 척, 아닌 척 고개를 돌려 가죽웃음으로 쇼를 하는 이 정부는 그저 스쳐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지만 당신들이 저지른 사악하고 고통스러운 행태는 역사에서 길이 회자되면서 비난을 못 면할 것이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서 계시는 광화문, 이 역사적인 장소 광화문에서 바라 본 오늘의 상황은 그저 한심스럽고 한탄스럽고 고통스럽고 괴롭기만 하다.
지난번 선거에서 자칭 “폐족”이라던 이 집권자들을 살린 41%의 국민들이여 당신들이 이 나라의 현실을 만든 것이리라. 당신들이 이 나라의 현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 왜 하얀 백지 위에 붉고 성스러운 도장을 이리도 잘못 찍었는가? 가슴 두드리며 아파하고 땅을 치면서 독한 눈으로 바라보라.
광화문은 영원할 것이다. 광화문은 기록할 것이다. 광화문은 알고 있다. 이 아집과 고집, 그리고 자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무능한 집권자들의 얼굴을, 그리고 그들은 역사의 현장에 그들이 뿌린 대로 거두리라. 반드시.......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2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