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위한 주 52시간 속도조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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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26 17:48:15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은 저마다의 일자리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선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일자리 공약의 일환으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적용을 내세우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근로자의 윤택한 삶이 보장되고 기업의 업무효율성도 증가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공약을 통해 수많은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지난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됐다.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들 위주로 적용됐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이곳저곳에서 잡음이 들려왔다. 주 52시간제 도입을 즉각적인 시장 대응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애로사항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300인 이상 기업 20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근로시간 단축 및 유연근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2시간을 적용한 기업들 중 22%가 근로시간이 빠듯하다고 답했다. 38%는 근로시간 유연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업은 집중근로, 돌발상황, 연구개발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들도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각종 애로사항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난감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는 2020년부터 50인 이상 299인 이하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데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난달 실시한 ‘주52시간제 준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65.8%가 제도에 준비가 안됐다고 답한 상황이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시간이 적용될 경우 심각한 경영난이 예상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극심한 경제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로시간까지 적용될 경우 납기일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결국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가 △법정 노동시간 위반의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 부여 △시행규칙 개정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최대한 확대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에 대해서도 특별연장근로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주 52시간제 입법 관련 정부 보완대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중소기업 달래기에 나섰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에게는 주 52시간제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지적이다. 계도기간 역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주 52시간제를 통해 사람도, 기업도, 사회도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빗나간 모양새다. 이상은 이상에 불과하듯이 현실을 외면한 정책도 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실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주 52시간제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맞는 속도조절과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영계에서 이야기는 보완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잠깐의 속도 조절을 통해 모두가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제동이 아닌 도약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