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한국·대만에 밀려 연일 적자를 기록하면서 67년 만에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 부문인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은 대만의 하이테크 기업인 누보톤 테크놀로지(新唐科技)에 매각된다. 사진은 파나소닉 브랜드 홍보 동영상 장면. [사진=파나소닉 홈페이지 캡처]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67년 만에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반도체 사업 부문을 대만 기업에 매각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반도체 사업 부문인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을 대만의 하이테크 기업인 누보톤 테크놀로지(新唐科技)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한 이미지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스라엘 반도체업체와의 합작사 ‘파나소닉·타워재즈 세미컨덕터’ 지분 49%도 넘길 예정이다.
대만 기업 누보톤은 2008년 대만 반도체 업체 윈본드(Windbond)가 100%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을 주로 생산한다. 대만 본사를 비롯해 미국·중국·이스라엘·인도에 지사를 두고 4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과 해외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던 파나소닉은 1990년에는 반도체 매출 기준 세계 상위 10위 기업에 들어갈 정도로 큰 위상을 자랑했으나, 한국·대만 반도체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파나소닉은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2014년에는 도야마현과 니가타현에 있는 3개 공장을 타워재즈와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반도체 수요 침체가 이어지자 영업 흑자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결국 매각을 하기로 결정했다.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은 2018년 4월~2019년 3월 기준 235억엔(약 2533억4000만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990년에 49%였으나, 한국과 대만 기업의 공세에 밀리면서 2018년에는 7%까지 추락했다. 또한 2018년 세계 반도체기업 상위 10위 안에 든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 포기로 몰락해가던 일본 반도체 업계가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이 적자에 시달리는 반도체 사업 재건을 위해 노력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판매가 줄면서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면서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 매각으로 일본 반도체 사업이 종말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 중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50%를 점유한 소니 정도”라면서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액정패널 생산에 이어 반도체 사업까지 접은 파나소닉은 앞으로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21일 채산성이 나빠진 액정패널 생산도 2021년까지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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