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한화그룹 ‘3세 경영’, 장남 김동관 부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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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태양광 사업 중책 맡을 듯…한화그룹 승계 작업 가속화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3 13:20:45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번 승진을 통해 김 전무는 내년부터 한화그룹의 화학·태양광 사업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화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한화그룹 ‘3세 경영’ 시대의 막이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이하·한화큐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번 승진을 통해 김 전무는 내년부터 한화그룹의 화학·태양광 사업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2일 김동관 전무를 비롯한 14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 전무는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에 부사장 직위에 올랐다. 한화 측은 김 전무가 태양광 부문 실적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진을 통해 김 전무는 경영 전면에 배치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큐셀은 내년 한화케미칼에 흡수·합병돼 ‘한화솔루션’이라는 새 회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김 전무는 이 회사의 전략부문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고위 임원 수가 적은 점에 비춰보면 김 전무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확대된 셈이다.

보다 큰 회사의 중책을 맡게 된 김 전무는 그룹 승계 구도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승계 과정에서 김승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한화그룹의 경영승계 가속화에 눈길이 모아진다.

김 전무는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인물이다.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거쳐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를 지냈다. 같은 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그룹 안팎에서 한화가 태양광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한 때 철수설까지 나돌 정도로 힘든 시기를 거쳤다. 그러나 2012년 김 전무가 태양광 사업에 합류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 태양광 사업 부문은 매출 3조6228억원, 영업손실 107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1∼3분기(1∼9월) 누적 매출 4조2977억원, 영업이익 1472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다만 내년 ‘한화솔루션’은 어려운 한해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 미국 셰일가스 기반 증설 등으로 국제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사업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키운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에 따라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김 전무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미래 신소재 개발, 유럽·일본 내 에너지 리테일 사업(전력소매 사업) 강화 등을 통해 태양광 사업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가 내년 보여줄 위기대처 능력에 따라 경영승계 구도는 더욱 속도를 낼 수도 있다.

한편 김 전무의 승진에 따라 회사 지배구조와 승계과정 핵심으로 지목되는 ‘에이치솔루션’ 등에도 눈길이 쏠린다. 재계 등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이다. 22.6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김 전무가 4.44%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4.20%의 지분을 가져 3대 주주로 있다.

여기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시스템 등을 거느리고 있는 곳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의 지분은 14.49% 소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 격인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은 한화에너지가 39.16% 소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곳의 지분 100%를 김 전무를 비롯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나눠 소유하고 있다. 특히 김 전무는 지난해 말 기준 이곳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었다. 향후 한화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 합병된다면 김 전무를 비롯한 김승연 회장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이 대폭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또 에이치솔루션이 거느리고 있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시스템 등이 상장작업에 한창인 점도 눈길을 끈다. 해당 회사들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적잖은 상장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세 아들이 넉넉한 현금을 확보한다면 향후 김승연 회장 지분 증여·상속에 따른 세금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경영승계 과정을 통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그룹 주요 사업을 나눠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무가 태양광·화학사업, 둘째 아들 김동원 상무는 금융, 셋째 아들 김동선 전 팀장은 건설·레저사업을 맡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