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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가져올 핵폭탄급 사건이 터졌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즉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울산에 내려가 관여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요지다. 이 직원은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 있던 행정관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울산에 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지속적으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끄집어내고, 검찰도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자 청와대는 지난 1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내려간 것이다”고 말을 바꿨다.
고래고기 사건은 2017년 울산 경찰이 불법 포경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 중 상당량을 울산지검이 한 달 만에 포경업자들에게 돌려주면서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빚은 일이다. 양측이 수사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라 표면화 된 것이다.
이 행정관은 검찰 출신 수사관으로 특별감찰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백원우 전 비서관이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과 별개의 감찰반인 ‘백원우 별동대’를 두고 일반 공무원에 대해 감찰을 한 것이다. 공직 감찰·첩보 수집은 반부패비서관실 업무로 대통령 친·인척 관리가 주 업무인 민정비서관실이 월권을 한 셈이다. 울산에 내려가 수사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 행정관은 바로 이 별동대의 특감반원이었다.
이런 와중에 검찰에 참고인 출석을 앞두고 있던 이 특감반원이 지난 2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청와대에서 나와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하던 그는 주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올 초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수사와 관련해 울산에 내려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친정인 검찰에 거짓 진술했다. 그는 유서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청와대 압력 때문에 검찰에 위증한 것에 상당히 자책하고 있었던 것으로 읽힌다. 그리고 대검 범죄정보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윤 총장에게 가족들을 배려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별건수사로 그를 압박해서 자살한 것으로 몰고 가고 있다. 청와대도 이 특감반원이 사망하기 전 동료에게 ‘왜 검찰이 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며 진실을 덮는데 급급하고 있다. 검찰이 자살 경위에 대해 조사하기도 전에 이 특감반원의 동료였던 현직 청와대 직원의 전언을 팩트인양 들이미는 것 자체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다. 청와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게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며 감찰반원의 자살 책임을 언론과 검찰에 떠넘겼다. 문재인 정권 특유의 ‘남탓’이 또 나온 것이다.
청와대의 삐뚤어진 행보는 이것만이 아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이 ‘민간 사찰’이라며 폐기한 전(前) 정권 관련 첩보를 백원우 전 비서관이 경찰에 넘기라고 해 조사시킨 적도 있다고 한다. 이같은 의혹은 매일 쏟아져 나오면서 차고 넘치고 있다. 가면으로 진면목을 가린 좌파 정권이 정의·공정·인권의 사도(使徒)인 척하지만 뒤에서는 악취 나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증거다.
정권이 아무리 감추려고 발버둥 쳐도 진실은 결국 밝혀지게 돼 있다. ‘딥 스로트’(Deep Throat)로 잘 알려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0년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사건 때 재선을 노린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도운 인물은 전직 FBI 요원과 현직 CIA 요원이었다. 이 비밀공작반은 민주당 선거본부가 있던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가 발각됐다.
닉슨은 이 도청사건과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차츰 진실이 드러나면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 닉슨은 결국 자진해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다. 백악관이 수사기관인 FBI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외부에는 단순 주거 침입 정도로 알려졌던 이 사건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딥 스로트인 마크 펠트 FBI 부국장 때문이다. 딥 스로트가 내부고발자란 의미가 생긴 것도 이 때부터다.
이 정권 들어선 뒤 실제로 마크 펠트 같은 인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김태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 그들이다. 신 전 사무관은 문재인 정권이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적자 국채를 발행하도록 압박했다고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김 전 특감반원도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터뜨렸다.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도 그가 지난 2월 윗선 지시로 청와대 감찰이 중단됐다고 폭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결국 유 전 부시장은 지난 11월27일 구속됐다. 당초 청와대는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에 대해 “비위 근거가 약했기 때문이다”고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법원은 뇌물 혐의를 인정하고 유 전 부시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처럼 딥 스로트로 인해 권력형 게이트가 밝혀지고 있는데다 검찰도 이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문재인 정권을 쥐락펴락하는 진문(眞文) 핵심5인방, 즉 문고리 권력 얘기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백원우 전 비서관,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친문(親文)을 넘어 진문 중의 진문으로 통하는 이들 5인방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에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구속된 유 전 부시장도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 비서실에서 같이 근무한 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이들로부터 역겨운 권력형 게이트의 냄새가 풍겨나기 시작했다. 진문들의 이름이 세간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은 레임덕이 왔다는 방증이다. 한 때 지지율 80%대를 넘나들며 견고하게 유지됐던 문재인 정권이 무너져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건이 정권 붕괴의 뇌관으로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마크 펠트 같은 딥 스로트가 미국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다. 권불십년(權不十年)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통한다. 그렇기에 내년 4·15총선 이후에는 2년여 남은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고, 덩달아 더 많은 내부고발자가 나타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런 엄중한 때에 윤석열 총장은 ‘청와대 게이트’ 수사를 조국 전 장관 때처럼 철저하게 해서 한 점 의혹도 없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좌파 정권의 선동과 호도로부터 국민을 지켜낼 수 있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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