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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정책 실정으로 인해 경제, 안보 등 사실상 전 분야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권뿐 아니라 전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극단적인 이분법적 논리에 의해 국론이 반으로 쪼개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기반한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행보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 판단하다 보니 국민여론 또한 찬성과 반대로 갈라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유연한 사고가 절실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선과 악 이분법적 논리에 기반한 적폐청산…문재인 vs 反문재인 민심 두 동강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이 가장 공을 쏟았던 국정과제는 ‘적폐청산’이었다. 그동안의 사회적·도적적으로 문제시 됐던 문제를 적폐를 규정, 이를 도려내고 공정하고 평등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부르짖었다.
바로 이때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에 단편적인 잣대를 들이대 옳고 그름을 판단하다보니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찬반양론이 극명해졌고 결국 ‘니 편과 내 편’으로 국민 여론이 분열되기에 이르렀다.
일례로 현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들이대 과거 정권 당시 사실관계조차 증명되지 않은 의혹을 캐내기 시작했다. 타깃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이들을 지지하지 않았던 진보세력은 크게 동조했다. 현 정권은 진보세력의 입장을 마치 국민 전체의 여론인양 둔갑시켜 사정없이 캐내기 시작했고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로 양분돼 대립각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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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
비슷한 사례는 최근에도 발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권력기관 개혁을 주창하며 타깃을 검찰로 정했다. 검찰의 권력이 비대하다고 규정짓고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마침내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 내에서도 성역없는 수사로 유명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뜻대로 따라주지 않자 그 역시 적폐로 규정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 작업을 주도했던 민정수석실장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강수를 뒀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 완수의 적임자라고 평가했지만 그는 사모펀드 의혹, 자녀의 입시 비리 등 국민들이 진짜 적폐로 규정하는 사안들에 줄줄이 연루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조 전 장관의 임명 강행을 두고 또 다시 국론은 분열됐다. 서울시 서초동에는 조 전 장관 수호를 위한 집회가, 광화문 광장에는 조 전 장관 임명 철회를 외치는 집회가 오랫동안 진행됐다. 결국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들어나면서 조 전 장관을 사퇴하기에 이르렀고 문 대통령 역시 사과의 입장을 전했지만 둘로 쪼개진 국론은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여당이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두고 또 다시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여당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적폐청산을 위해서라도 선거법 개정 및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선 공수처를 문재인정부의 치부를 막기 위한 도구로 규정하고 있으며 선거법 개정 역시 진보진영의 독재를 위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정부는 善, 반정부는 惡…“대통령 정치적 입지 확대 위해 국론분열 조장”
현 정부 들어 대기업 역시 적폐청산 대상으로 취급받고 있는 모양새다. 대기업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켜 각종 규제 정책을 쏟아내는 탓에 반기업 정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친노동 정책 추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반대 개념인 기업을 적폐로 규정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친노동 정책을 무리 없이 추진했다.
현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았다.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돼 결국 경제 전체가 침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극심한 경기침체는 결국 일반 국민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노조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노사 관계는 더욱 냉랭해졌다. 회사의 존폐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사측과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해 무리한 요구를 해대는 노조 간의 갈등은 좀처럼 종식되지 않고 있다.
외교 역시 이분법적인 논리에 휘둘려 국론 분열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과의 관계는 선과 악을 나누는 이분법적 논리로 인해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다. 강제징용 문제 등으로 확산된 수출규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하·지소미아) 철회 등에 반일감정이 투영되면서 해당 문제를 옹호하는 입장이면 친일세력으로 매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다수의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들이 이분법적 논리로 분리된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론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국론 분열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만난 유정호(44·남) 씨는 “국론이 완벽하게 일치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처럼 선과 악으로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정부가 원하는 방향에 동의하면 선이고 그렇지 못하면 악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씨는 “찬성이 존재하고 반대가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정치 현상이지만 정부가 이를 극단적으로 몰아간다고 생각한다”며 “적폐청산이라는 명분 자체가 너무나도 이분법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공원에서 만난 허준(36·남) 씨는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요즘처럼 극단적인 의견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부에 동조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갈등이 매우 큰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최근의 감정싸움은 결국 대통령과 정부가 조장했다고 본다”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다른 의견이 틀린 의견이 돼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지금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two nations(두 국민)’이라고 평가한다”며 “좌와 우로 극단적으로 나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단적인 분열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로부터 야기된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거리정치 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분열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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