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악화에 암울한 정유업계, 4분기 전망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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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셋째 주 정제마진 마이너스 0.6달러…미중 무역분쟁 영향 공급과잉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4 15:13:25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실적 반등에 비상등이 켜졌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지난달 셋째 주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평균 기준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6월 첫째 주 -0.5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18년 만이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은 4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2조372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3%, 60.5% 하락했다. 특히 석유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65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4%나 급감했다.

GS칼텍스은 매출액 8조9457억원, 영업이익 32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8%, 49.3% 감소했다. 이밖에도 3분기 영업이익에서 현대오일뱅크는 1578억(-34.3%), 에쓰오일은 2307억(-26.9%)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제 마진은 평균 2달러대 후반으로,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 미친 데 따른 부진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베럴당 3~4만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제 마진 하락세는 수급 불균형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전 세계적인 설비 증설에 따른 제품 공급량이 증가되며 마진이 급락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 3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억2723만배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를 기록한 지난 4~6월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물량은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억6253베럴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부터 시작된 수출물량 증가세가 6년 만에 멈춰선 것이다.

또한 올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이란 유조선 피격 등 지정학적 이슈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유조선 운임비가 급등해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 시행을 앞둔 IMO 2020(국제 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 가 본격 시행되면서 하반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외 정유사들이 IMO 2020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유 공급 과잉 현상을 초래했다.

한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발동되는 IMO2020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유 부문에서 중국의 설비 신증설과 순수출 강화로 정제마진 개선 폭은 크지 조정되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