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한·일정상회담 12월 23~25일 조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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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배상문제로 악화된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 기대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4 16:56:53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중에 중국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최근 갈등관계로 얽힌 한·일 관계의 개선에 조심스런 기대가 관측되고 있다.

3일 일본 재팬투데이에 따르면 아베 일본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조율 중이라고 밝히면서 한·일 양국이 악화일로에 있는 두 나라의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주재한 당정회의(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3~25일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 기간 중 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그리고 리커창 중국 총리가 만난다.

아베 총리는 “중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이외에도 중·일 및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면서 “미래지향의 한·중·일 협력에 힘을 모으는 동시에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정세,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과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달 23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나고야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달 하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한·일 정상회담이 24일 열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일 정상이 지난달 초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에서 만나 10여 분간 비공식 환담을 가진 것 이외에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가진 유엔총회 계기 회담이 마지막이다. 이번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약 1년 3개월 만이다.

재팬투데이는 1년 이상 공식적 정상회담이 없었다는 사실은 두고 이는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비롯, 무역 및 안보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의 긴장관계가 심각하다는 걸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재팬투데이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인가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1910~1945년 일본의 한반도 점령 기간 동안 강제 징용에 대해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내린 배상판결에 대해 “일본과 아시아 이웃 국가들이 이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강제징용 배상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당시 일본은 “경제협력”의 명분으로 5억달러를 한국에 지급했다.

한·일 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중순 도쿄에서 실무진 차원의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 수출규제에 관한 실무자 대화를 통해 정상 간 ‘직접 대면’ 이전에 규제 정상화 논의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가 올해 안으로 원상회복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양국 국장급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하기 위한 과장급준비회의가 어제(28일) 서울에서 열렸다”면서 “12월 셋째주(16∼20일) 중에 도쿄(東京)에서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도쿄 협상에 앞서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양국 수출관리 당국 국장급 만남이 이뤄진다. 한국 측에서는 이호현 무역정책관, 일본 측은 이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도쿄에서 열릴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다룰 구체적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달 하순 중국 방문에 앞서 15~17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향한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인도와 경제적·외교적·안보 관계를 돈독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최근 한국 대신에 인도와의 협력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별도의 미·일·인도 3국 회담을 가졌다. 3국 정상들은 중국 세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미·일·인도 3국 정상회의는 2018년 아르헨티나 G20에 이어 두 번째였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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