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손태승 연임 가시화…해외공략·실적개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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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기록해 연임 가능성↑…재판결과·금융당국 제재 등 부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0 13:52:23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다만 조 회장의 경우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변수로 작용한다. 손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파장이 부담으로 남는다.사진은 신한금융지주**(왼쪽)**와 우리은행. ⓒ스카이데일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임기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고 조직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다.

10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업계 안팎은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며 안정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먼저 조 회장의 경우 신한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3분기까지 연결 기준 신한금융지주는 4조1375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이 취임하기 전 2016년 3분기 2조4825억 원과 비교하면 3년 사이 66.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크게 상승했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는 3조848억원으로 2016년 3분기(2조2105억원) 대비 39.6% 증가했다. 전년 동기(2조6745억원)와 비교해도 15.3% 상승했다. 덕분에 신한금융지주는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해외진출 부문에서도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조 회장은 2007년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2009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등을 역임했던 ‘글로벌 통’의 역량을 발휘해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2월 호주계 은행 ANZ(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지난해 1월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을 사들이기도 했다. 같은 해 9월엔 도네시아 자산운용사인 아키펠라고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글로벌 부문이 몸집을 키운 결과 조 회장 취임 전인 2016년 1592억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순익은 2017년 2049억원, 2018년 3228억원 등으로 매년 50%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누적 순이익도 2921억원을 기록하며 연내 4000억원 달성도 눈 앞에 둔 상태다. 같은 기간 글로벌 부문 순익 비중은 2016년 5.7%에서 올해 3분기 10.1%까지 상승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 회장을 비롯해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 임영진 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 5명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선정한 바 있다.

여기서 조 회장과 위 전 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조 회장과 위 전 행장은 이미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바 있다. 두 번의 경쟁은 모두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세 번째 격돌에서 조 회장의 부담이 덜어지는 배경이다.

손태승 회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리은행장으로 있던 손 회장은 회사의 지주사 전환 이후 자연스레 지주사 회장직에 올랐다. 지주사 체제 돌입 이후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1조6657억원의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인수합병(M&A) 행보도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국제자산신탁 인수, 롯데카드 지분 투자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속도를 붙였다. 내년에는 저축은행과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도 세운 상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진출 성과도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까지 해외 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법인으로부터 얻은 순익이 904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국내 금융권 중 가장 많은 26개국 465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실적 상승이 도드라졌는데 3분기 기준 베트남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7% 확대된 102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웰스뱅크필리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900만원에 그쳤던 순익이 1년 후 3억39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우리카드 미얀마 현지 법인인 투투파이낸스미얀마의 경우 지난 3분기기준 누적 순익 17억원을 내며 첫 흑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부에서도 손 회장을 향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다만 각자의 변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관련 재판의 결심공판은 오는 18일 예정돼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손 회장의 경우 DLF사태가 부담이다. 우리은행이 4000억 어치의 DLF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정황, 리스크 관리 부실, 내부통제 허점 등이 드러났다. 여기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과를 통해 우리은행은 사상 최고 수준인 최대 80%의 배상 책임도 떠안은 점도 부담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