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기업 비재무적 정보 공시, 자율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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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수준이 기업성과에 유의한 영향 보이지 않아”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1 13:57:56

▲ 사회적 책임 등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에 우려하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스카이데일리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이 강조되면서 ESG를 반영한 투자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기업의 ESG공시를 의무가 아닌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기업 비재무적 정보공시가 재무성과 및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ESG(환경(Environmental),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정보 공시는 법제화하기보다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ESG 공시 수준 변수로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기 위해 제3자 기관인 블룸버그 지표(Bloomberg ESG disclosure index)를 분석에 이용했다. 블룸버그는 매년 중대형 시가총액기업을 대상으로 최소의 정보 공시를 뜻하는 0.1점부터 100점 만점의 척도를 이용해 산업별 공시 수준을 평가한다.

현재 블룸버그가 ESG공시를 평가해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의 비금융 상장사는 90개로, 2007년 36개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기업지배구조, 사회, 환경 순으로 높은 공시 수준을 보였으며 이러한 추세는 2007년부터 이어졌다.

한경연은 실증 분석 결과, ESG 공시가 대체적으로 기업의 재무성과와 시장가치에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을 때 종합, 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의 모든 항목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유의한 결과가 보이지 않았다고 비재무적 정보의 공시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시 확대나 의무화 정책이 의미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재무성과 분석에서 수익성 지표인 ROA(자산수익률)에 대해 유일하게 지배구조 공시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는데, ‘음의 관계’였다. 이는 지배구조 공시 수준이 수익성을 증가시키기 보다는 기업의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은 결론적으로 ESG 내용 및 공시 수준 평가지표는 각 기관의 차이, 정확한 정보 반영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기업의 자율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 김윤경 기업연구실장은 “ESG 공시를 법제화해도 근본적 변화 없이 공시항목 증가 등의 방법으로 눈가리기식 회피가 가능하므로 기업 내부의 필요성에 의한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본조달, 글로벌 경쟁기업과의 비교 등 시장의 변화를 통해 우리 기업이 자율적으로 공시 방법과 내용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