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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정책을 펼쳤음에도 주 타깃이었던 강남의 집값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만 하다. 물론 지방의 집값을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결국엔 12․16부동대책이란 극단의 정책을 들고 나왔는지 모른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 이유로 그동안의 정부 정책이 일부를 타깃으로 한 핀셋규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한꺼번에 진행해도 부족할 듯한 정책들을 시장 충격을 완화한다는 미명 아래 간을 보듯 ‘찔금찔금’ 실시하다보니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은 주기적으로 예방 주사를 맞은 꼴이 돼 버렸다. 이제 규제라는 카드에는 내성이 생겼다. 또한 일정 시기가 지나 약발이 떨어지면 오히려 상승하는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출이나 가격 규제, 신도시 공급을 떠나 세금이란 카드를 통해 집값의 열기를 잡으려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 85%에서 2022년에는 100%로 인상하겠다고 밝히 바 있다. 즉 올해 85%만 주택가격(과표)으로 인정해 세금을 매겼는데 앞으로는 공시가격 그대로 인정해 세금을 매긴다는 말이다.
더불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보유세 현실화 등의 세금 규제를 통해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주택자들이나 투기세력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비싼 집을 가지고 있고 많은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거나 비싼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죄가 되어선 안 된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사람들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여유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이를 전부 투기로만 생각한다면 자유시장 경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부동산 투자를 모두 투기로만 보는 것 같다. 부동산 투자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를 축적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흘러가는 강물을 차단한다고 해서 강물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강물은 또 다른 낮은 곳을 찾아 흘러가기 마련이다. 또한 막힌 물은 지면이 아니더라도 지하의 빈 공간들을 찾아가며 자신의 길을 찾아나간다.
규제를 하면 할수록 또 다른 편법들이 생겨나는 것처럼 이번 세금 인상 대책에 대해 또 어떤 편법이 등장할지 걱정이 앞선다. 더불어 세금을 인상하고 막는 것이 부동산 정책의 전부가 아닌 집을 가진 사람들이 주택을 팔 수 있도록 유도하는 양도세 감면 정책 같은 정책도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 시장이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려면 낮은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막는 게 전부가 아니라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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