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지털세 도입…미국과 마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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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뒤 이어 부과…영국도 내년 도입 검토 중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26 17:00:31

▲ 스마트폰 화면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떠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내년 1월부터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기업들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미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유럽과 미국 간의 마찰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는 전날 디지털세 입법안을 의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법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이탈리아에서 550만유로(약 7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전세계에서 거둔 매출이 7억5000만유로(약 9660억원) 이상인 IT기업은 디지털 분야 매출의 3%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한다. 세금이 부과되는 사업 부문은 B2B 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한정될 예정이다.

유럽 주요국 가운데 디지털세를 도입한 나라로는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가 두 번째다. WSJ는 이탈리아가 디지털세를 도입하면서 미국과 무역마찰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세로 이탈리아 정부가 연간 7억유로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프랑스는 전 세계 연매출 7억5000만유로, 자국 내 매출 2500만유로(약 322억원)를 넘는 IT기업 제품에 대해 3%의 디지털세를 올해부터 부과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들어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으로 와인, 샴페인, 치즈 등 24억달러 규모 프랑스산 상품에 대해 최고 100%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프랑스는 미국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 정식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며, 이탈리아 역시 미국이 보복에 나서면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영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등도 디지털세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자국에 진출해있는 미국의 거대 IT기업들이 소득세를 너무 적게 내고 있다며 불만을 가져왔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디지털세 개혁을 추진했으나 아일랜드와 룩셈브루크 등 다국적 IT기업들의 유럽 지역 본사가 있는 국가들이 디지털세 도입에 반대하면서 중단됐다.

WSJ는 “이탈리아가 디지털세를 본격 시행하면 유럽과 미국 간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외에 디지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의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