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빠진 기업은행 인사, 낙하산 후폭풍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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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논란’에 후임 인선 안갯속…직무대행 체제 불가피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29 14:43:53

▲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 지은 가운데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 행장직은 임상현 수석부행장이 직무대행 방식으로 대체한다. 사진은 IBK기업은행. ⓒ스카이데일리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지난 27일부로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 지은 가운데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낙하산 논란 등에 따라 기업은행의 인사시계가 어긋난 가운데 당분간 행장직은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이 직무대행 방식으로 채울 예정이다.

2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지난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마쳤다. 기업은행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15층 대강당에서 약 40분 간 김 행장의 이임식을 진행했다.

19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김 행장은 전략기획부장, 카드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경영전략그룹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지난 2016년 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다만 후임 행장은 아직까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당분간 임상현 수석부행장의 행장 직무대행 체제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르면 전무이사는 행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 후임 행장이 정해질 때까지 임상현 수석부행장이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야 된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행장이 퇴임한 날까지도 금융위원회는 대통령에 제청한 후보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 작업이 김 행장 이임식 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정 발표는 계속해서 지연되는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 후임으로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과 윤종원 전 경제수석,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외부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반 전 수석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다.

반 전 수석은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 정통 예산관료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외환은행에서 일하다가 야간대학인 국제대(현 서경대) 법학과에 진학한 뒤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인물이다.

이후 반 전 수석은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실장, 차관 등을 거치며 ‘예산통’으로 평가받았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가균형발전기획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에서 물러났으며 그 이후로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중소·벤처기업 인재를 육성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반 전 수석이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 한 이후 기업은행 노조 등은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점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지난 10년간 내부 출신 행장이 이끌어오는 동안 큰 과오 없이 꾸준히 이익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갖춰진 이 틀을 도대체 왜 깨려고 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반론도 제기된다. 내부 출신이 3연속 행장 자리에 오르면서 기업은행 조직에 과거에는 없던 파벌 문화가 생겼고 외부 출신이 오면 이러한 문제가 자연히 해소될 것이란 주장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