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구성…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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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재판부 ‘준법경영’ 요구 맞춰 위원회 신설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2 15:02:54

▲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그룹 전반의 준법경영 체제를 재확립하기 위해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이른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그룹 전반의 준법경영 체제를 재확립하기 위해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이른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과 삼성 측에 준법경영 강화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후속 대책으로 분석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기로 하고, 김지형(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김 전 대법관이 내정돼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준비 내용은 모른다”고 전했다.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삼성 내부 인사 및 외부 인사 선정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장을 맡은 김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의 법조인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위원장을 맡아 중재안을 만든 인물이다.

아울러 이홍훈·전수안·김영란·박시환 전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진보 성향의 판결을 다수 내렸다. 지난 2018년에는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심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주문한 ‘숙제’와 관련해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답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은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 범죄이고 실질적으로 효과적인 기업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며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되고 있었다면 이 법정에 앉아있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이 사건에서의 박 전 대통령, 최씨도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한 “국내외 각종 도전이 엄중한 시기에 총수가 재벌체제 폐해를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로서 어떤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본 심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6일 열린 3회 공판기일에서는 “향후 정치 권력자로부터 내부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삼성그룹 차원에서 다음 기일 전에 재판부에 답변을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다음 재판 기일은 오는 17일에 예정돼 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