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사 갑질 여전…피해업체들 “대응의지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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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소업체 383곳 조사…불공정거래 인지조차 못 해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7 12:52:51

대형유통업체들의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16일~11월 22일까지 도내 대규모유통업 납품업체 38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실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중소 업체들의 △대규모유통업체와 거래 공정성에 대한 인식 △대규모유통업체와의 불공정거래 경험과 대응 방법 △대규모유통업체와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향후 대응 의향 △향후 상생발전 방안 등 4개 분야에 대해 방문면접, 전화, 팩스 조사로 진행됐다.

‘대규모유통업체와의 거래 전반이 공정한가’에 대한 질문에 경기도내 납품업체의 3.4%가 ‘불공정하다’고 답변한 반면, 34.5%는 △계약체결·납품단가·수수료 결정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 △상품 거래 시 부당 거래 강요 △재고 부담 전가 △부당반품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단계별로 살펴보면, △재고부담전가·부당반품 관련 불공정 경험(18.3%)이 가장 많았고 △부당거래강요(16.7%) △계약체결 과정상 불공정 행위(13.6%) 순으로 불공정 발생률이 높았다.(복수응답)

또한 불공정 행위 경험자 중 약 36.3%는 대응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납품업체의 주장을 관철시키거나(6.1%) 신고·상담(0.8%) 하는 등 적극적 대응보다는 상호 양보하거나 대규모 유통업체의 정책이나 지침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복수응답)

불공정 행위에 대응한 이후 70.8%가 거래 중단(43.8%)이나 거래축소(33.3%) 등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복수응답)

향후 불공정행위 발생 시 거래를 중단하거나 신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 30.3%, 45.1%로 나타났다.

특히 불공정 행위를 경험한 업체들의 거래 중단의사(30.3%)와 신고 의향(37.9%)은, 불공정행위를 경험하지 않은 업체들의 거래중단의사(30.3%)와 신고 의향(49.1%)에 비해 비슷하거나 낮은 것으로 조사돼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응 후 불이익을 경험하면서 대응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 대응을 위해 개선할 사항으로는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37.3%) △신고인에 대한 비밀 강화(32.6%) △대규모 유통법· 표준 계약서 등에 대한 교육 확대(30.5%) 순으로 답했다.

경기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납품업자와 임차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교육·법률상담 지원 실시 △불공정 행위에 대한 납품업체들의 인식개선·대응력 제고 방안 마련 등 유통분야 공정거래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신혜 공정소비자과장은 “실태조사를 통해 유통분야 거래관행에 대해 납품업체들의 인식과 대응에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상생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납품업체의 권리 보호 관련 법·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표준계약서 보급을 확대하겠다”며 “경기도 공정거래지원센터를 통한 법률 상담과 함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