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으로 통하는 81세 지도자 눈물…복수 외치는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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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솔레이마니 장례식에서 오열...반미감정 고조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7 17:47:10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왼쪽)가 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대학교에서 치러진 솔레이마니 사령관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비디오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사진=뉴시스]

이란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에서 신(神)의 경지로 추앙받는 최고지도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미국에 보복을 외치는 이란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자극했다.

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테헤란대학교에서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이 진행됐다. 장례식에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이 장면은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현지 언론은 하메네이가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제거된 이후 긴급 성명을 내고 미국을 향해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그가 흘린 눈물은 이란 국민을 위로하는 동시에 미국에 대한 복수심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만 81세인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최고지도자로 카리스마와 위엄을 갖춘 모습만을 보여왔다. 6일(현지시간) 이란 국회의장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사법부 및 솔레이마니 후임인 이스마일 가니 사령관이 참석한 솔레이마니 장례식을 대표로 진행했다. 그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추모 기도문을 낭송하다 잠시 멈추며 훌쩍였다. 이어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신정일치 체제로 최고지도자는 신격화된 지위를 누린다. 입법부·사법부·행정부 위에 군림하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군 사령관 임명 및 대통령 인준 등의 임명권도 쥐고 있다. 종신직이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으며, 그 전인 1981년 대통령으로 선출돼 이란의 3~4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하메네이의 눈물을 두고 “상당히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그와 함께 이란 최고위 인사들의 강렬한 감정 상태도 함께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례식을 맞아 테헤란에는 추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국영방송은 추모 인파가 수 백만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들은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미국에 대한 복수 구호를 외쳤다.

솔레이마니의 딸 자이나브는 조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뒤 “아버지의 순교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 “중동 내 미국 군인의 가족들은 자녀들의 죽음을 기다리며 남은 날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CNN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하기로 한 결정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인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임박한 공격’ 계획에 관여했다는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은 ‘전쟁을 멈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으나, 이 작전으로 인해 (미·이란) 양측이 위험한 대결 상황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