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목에 8000만달러’...이란 국민 현상금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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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실세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美·이란 갈등 극대화 조짐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8 12:29:35

▲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펼쳐놓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후 이란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제거를 위한 현상금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에 현상금 8천만 달러(한화 약 932억원)를 걸고 전 국민 모금운동에 나섰다.

미국 정부가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습 살해한 것에 대한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이란의 TV 채널인 ‘채널 원’은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을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의 머리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현상금 8천만 달러를 보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사들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을 중계하면서 “8000만 명의 이란 국민이 각자 1달러씩 내면 8000만 달러(약 935억원)가 모인다. 이 돈이 트럼프를 살해한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방송했다.

이 내용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매체의 편집자 역시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를 가져오면 현상금 8천만 달러를 제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 현상금이 이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지난 3일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미군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친이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지 수일 만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해 이란정부는 5일(현지시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제한 규정’을 앞으로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이 핵 합의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사하면서 사실상 핵합의를 탈퇴하는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핵합의는 2015년 7월에 미국을 주축으로 한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이 체결했다. 핵합의는 이란이 보유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량과 성능을 제한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못하게 하거나 오래 걸리도록 해 핵무기보유를 막으려는 조치였다.

이란은 2018년 5월 8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한 뒤 1년간 핵합의를 지켰다. 하지만 유럽마저 핵합의를 사실상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5월 8일부터 60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 수준을 줄였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정상들은 5일(현지시간) 이란에게 2015년이란 핵 협정의 조건들을 준수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은 더 이상의 폭력적 행동(violent acts)을 하지 않도록 삼가달라”고 촉구했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