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익명신고 허용…포상금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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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 신고 포상금 지난해 1억 넘어…올해 포상금 예산 3.6억 증액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08 14:18:49

▲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회계부정 익명신고를 허용하고 포상금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스카이데일리

A사는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되자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실제 매출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매출 및 매출원가를 계상했다. A사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B씨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 금융감독원에 회계부정행위를 신고했고 금융감독원(이하·금감원)은 이에 대한 감리를 착수해 A사의 고의적인 분식회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위원회(이하·금융위)는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회계부정행위 신고건수는 모두 64건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대비 29건 감소했지만 포상금 한도가 상향된 2017년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7년 11월 포상금 한도가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되면서 2018년 신고건수는 전년대비 111.4% 급증한 바 있다.

금융위는 “최근 회계부정신고는 단순한 공시내용 분석이 아니라 내부자료 제보 위주로 좀 더 실효성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단순히 공시내용을 분석·제시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내부문서 등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포함한 제보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향후 구체적인 증빙자료 첨부 등 질적요건을 충족한 제보건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회사의 회계부정행위를 신고한 제보자에 총 1억194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신고자는 대부분 회사사정을 잘 알고 있는 회사퇴직자, 회사직원 또는 임원 등 내부자였다. 올해 중 포상금 지급이 예상되는 건도 10건(잠정)에 이르고 있어 향후 포상금 지급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위는 회계부정에 대한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올해 포상금 예산을 전년 대비 3억6000만원 늘렸다고 밝혔다. 여기에 포상금 지급대상 회계부정신고 범위를 외감대상회사로 확대했다. 그간 포상금 지급은 상장법인의 회계부정 신고에 한정해 왔지만 지난 2018년 11월 외부감사법 전부개정으로 모든 외부감사 대상회사로 확대했다.

익명신고 허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회계부정신고 남용 방지 등을 위해 그간 실명제보한 신고에 대해서만 감리에 착수했지만 올 상반기 중 외감규정 개정을 통해 익명신고 허용을 추진한다. 다만 허위제보 등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회계부정 증빙자료가 첨부돼 있고 명백한 회계부정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만 감리에 착수한다.

내부 제보자 신분보호도 강화된다.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공개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신고자에 불이익한 대우를 하면 형사처벌되거나 5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부감사법 전부개정으로 내부 제보자의 신분보호가 강화됐다”며 “금융당국은 신고자 보호전담인력 배치 등 제보자 신분보호를 위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회계부정행위 제보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