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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보다 빌린 돈이 19조원 가량 더 많았다. 2012년 2분기 이후 7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부진한 경제 상황에 재정지출을 늘린 정부 '곳간'도 대폭 쪼그라들었다. 반면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집을 사는 데 돈을 덜 쓴 가계의 여윳돈은 늘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 우리나라 경제활동 결과 발생한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6조8000억원으로 2018년 3분기(27조6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보험·펀드·주식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된다. 운용자금에서 조달자금을 뺀 값이 마이너스면 순자금조달, 플러스면 순자금운용(여유자금)이라고 한다.
각 주체별로 보면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18조9000억원으로 1년 전 수준(8조8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지난 2012년 2분기(26조7000억원)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를 나타냈다.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확대된 배경엔 투자를 늘리기 위해 빚을 낸 것보다는 글로벌 교역 둔화와 반도체 경기 악화 등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자금운용과 자금조달 규모를 보면 1년 전보다 모두 큰 폭 쪼그라들었다. 자금운용액은 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1조6000억원)보다 31조8000억원 줄었고, 자금조달 규모는 28조7000억원을으로 전년 동기(50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 곳간도 줄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소비와 투자 등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정부의 여유자금은 지난해 3분기 16조6000억원으로 1년 전(17조9000억원)보다 줄었다. 지난해 정부가 하반기에도 재정확대 기조를 유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통합재정수지는 11조9000억원으로 1년 전 수준(17조6000억원)에는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여윳돈은 늘어났다. 주택구입 등 부동산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1년 전(12조원)보다 5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흘러들어간 자금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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