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 방위비 압박 ‘5억 달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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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부유한 나라…TV·선박 빼앗아가”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13 18:33:49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지역 파병문제를 언급하면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5억달러’ 발언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14~15일 워싱턴에서 올해 첫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또 다시 한국을 겨냥한 인상 압박에 나서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잉그러햄 앵글’에 출연해 중동지역 파병문제를 거론하던 중 갑자기 한국을 지목하면서 ‘5억달러’ 발언을 내놨다.

그는 먼저 사우디아라비아를 언급해 “우리는 사우디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며 “사우디는 이에 관련해 우리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들(사우디)을 돕는다. 하지만 부유한 나라들은 우리에게 이에 대한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갑작스레 “한국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을 상대로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 병사 3만2000명을 한국에 두고 있다. 당신들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만2000명이라고 발언한 주한미군 규모는 실제로 2만8500명이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해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고 강조하고 “그들은 당신의 모든 텔레비전 세트를 만든다. 그들은 우리로부터 그걸 빼앗아갔다”며 “그들은 선박을 만들고 많은 것을 만든다”고 발언해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의 몫을 잠식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다”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지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에도 ‘5억달러’를 언급한 적이 있으나 이 수치에 대해서는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합의된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도(9602억원)보다 787억원(8.2%) 증액된 1조389억원이며 약 6800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에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유지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증액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는 미국 워싱턴DC에서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협상에 나선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