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근간은 자유시장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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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16 00:02:00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아파트의 주택구매력지수가 서울은 44.0, 경기도 111.7, 지방은 256.8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구매력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집값이 싸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100 이하이면 비싸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강남의 주택구매력지수는 35.1로 서울 평균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이 35.1, 서울의 집값이 44.0을 기록했다는 것은 서울 특히 강남의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탓이다. 또한 사람들 사이에선 그만큼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비싸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구매에 주저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전에 비해 매수세가 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 역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의 HSSI 지수는 78.6으로 지난해 12월의 89.5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HSSI 전망지수는 주택을 공급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에 대한 사업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주택을 공급하는 업체들 역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표 상황에서도 여전히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의 집값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집값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에 의해 잠시 소강 상태를 맞았다 해도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마련이다. 억누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제품에 고가의 명품이 있고 일반적인 상품이 있는 것처럼 아파트에도 좋은 집이 있고 값이 나가는 아파트가 있다. 신품이 있는 법이다. 명품이 어떤 소재와 재질, 어떻게 디자인을 했고 누가 만들었는가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집도 어디에 자리했으며 주변에 어떤 시설, 교통과 교육 환경 등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시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명품이나 친환경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주택 역시 좋은 입지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를 일괄적으로 하나의 틀 안에 맞춘다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에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같은 동에 있는 호실도 저층이냐 고층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집값을 잡는다는 것이 무조건 가격을 끌어내리고 하나의 틀에 맞추는 것이라면 이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으로 인해 일본의 경우처럼 하루아침에 집값이 폭락한다면 더더욱 그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폭락을 예방하고 고공 행진하는 집값을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처럼 하나의 일관된 틀 안에 맞추려는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 하나의 목표가 아니라 핀세 지정을 했던 것처럼 지역에 맞는 정책을 적시적소에 적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규제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이 나라가 자유시장 경제를 통해 발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철규 sicsicm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