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에스퍼 “한국은 미국의 부양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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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고문, “한국, 국방비 투자 더하면 양국 이익”…분담금 압박

최유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19 13:41:26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가 평등한 동맹관계임을 강조하며 한국 방위비 분담금에 압박을 가했다. 그들은 또 한국이 국방비에 더 투자하면 한국 국민이 직접적으로 그 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에스퍼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은 동맹국이지 부양대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WSJ에 게재했다. 미국 외교·안보의 수장이 직접 한국을 거론하며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사례가 이례적이다. 지난 14~15일 방위비 분담금 6차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들이 기고문을 올렸다는 언론의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ㆍ에스퍼 장관은 이날 기고문에서 “미국 대통령들은 오랫동안 동맹국들에 자국의 방위를 위해 더 많이 돈을 낼 것을 요구해왔으나 종종 협상의 결과는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지금 바라보는 전략적 도전은 너무 크고 복잡해서 현상 유지를 감당할 수 없다”며 “새로운 분담금 협정(SMA)의 논의 배경이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다”며 “미국의 오랜 헌신과 주둔으로 한국이 활력 넘치는 민주주의를 이뤄내고 세계 12위 경제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국방비를 8.2% 인상한 것을 포함해 2024년까지 매년 7.1%의 국방비 인상, 군사장비 구매 의향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직접 주둔비용에 분담금 인상을 언급한 것은 한국 협상단의 미국산 무기 구매 등 간접 기여 주장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장관은 “주권국가인 동맹국으로서, 우리는 한국과 방위 비용을 분담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은 글로벌 경제 강국이자 한반도 평화 보존의 동등한 파트너로서 자국의 방위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과 가장 직접 연관된 비용의 고작 3분의 1밖에 부담하지 않으며, 주둔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의 몫은 줄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또 그들은 “좁은 의미의 비용은 전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첨단 전력을 포함해 미국의 한국 방어 기여는 지상군 비용을 훨씬 초과하며, 미국 납세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부담을 지고 있다”고도 했다.

두 장관은 한국이 분담금을 올렸을 때 그 혜택은 고스란히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분담금의 90% 이상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임금과 건설 계약, 현지 용역 구매 형태로 지역 경제로 곧바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분담금 협정을 개선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은보 방위비 협상 대사도 귀국길에 “동맹으로서 기여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미국을 설득했고, 미국산 무기를 구매에 관해 설명했다”며 “아직 이견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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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기자 yrcho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