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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됐음에도 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자영업자들의 곡소리는 여전하다. 경기침체로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고 각종 친노동 정책으로 비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려움을 해결해준다는 취지로 내놓은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떠한 효과도 느끼지 못하는 점은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을 더욱 괴롭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에서 내놓은 자영업자 관련 8대 핵심 정책과제 중 △자영업·소상공인 전용 상품권 18조원 발행(온누리·지역사랑 등) △구도심 상권 30곳 복합 개발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 100% 및 주요 상권 내 공영주차장 설치 확대 △환산보증금 단계적 폐지 등에 대해 ‘정말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 고충해결과는 거리 먼 뜬구름 대책만 수두룩…“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책인가”
문재인정부는 2018년 12월 20일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8대 핵심 정책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대책 수립 단계에서부터 반영하기 위해 자영업 단체로 구성된 소통 TF(테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심층 토론을 거쳐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정책 발표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재 자영업자들이 정책효과를 얼마만큼 체감하고 있는지 파악해 봤다. 자영업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먹고사는 데 별로 도움 되지 않는 보여주기 정책에 불과하다’ 였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송인순 씨(50대·여)는 “요즘 장사 잘 된다는 사람이 10명 중 1, 2명 정도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창업하면 대다수가 폐업하는 게 요즘 현실이다”며 “서울 다른 상권을 가보면 잘 되던 곳들도 최근 공실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송 씨는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공감하고 대책을 내놨다곤 하지만 정작 체감되는 대책은 전혀 없다”며 “일례로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발행을 대폭 확대한다고 한 온누리상품권의 장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래시장을 누가 백화점처럼 차 대놓고 물건 사러 오느냐”며 주차장 100% 보급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아울러 “구도심 상권을 복합 개발한다는 것도 기존에 말해오던 것들로 깨끗해지는 것 외에 뭐가 달라지느냐”며 “이런 대책들 말고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는 유인장치 마련이나 자영업자들이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세금혜택 등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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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에서 생선 장사를 하고 있는 박진철 씨(가명·50대)는 “온누리 상품권이 재래시장과 구도심 상권을 위해서 나왔고 정부에서 ‘많이 발행하겠다’ 했지만 시장에 안 풀린다”며 “시장에 나와 60% 이상 써야 현금화할 수 있는 점, 아무 때나 편리하게 할인 받아 상품권을 살 수 없는 점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도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누리 상품권을 기업은행에 입금하면 며칠 뒤에야 현금으로 들어온다”며 “사업자 입장에선 현금처럼 받았는데 현금처럼 못 쓴다는 것이, 또 꼭 한 은행만 가야하는것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솔직히 안 받고 싶은데 손님이 가져오니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계란 한 판도 들고 가지 않는 세상에서 어느 누가 전통시장에 차까지 끌고 와 손에 물건을 쥐고 걷고 싶겠냐”며 “마트처럼 택배 서비스를 만들어 구경하고 장을 보기만 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돕는 게 진정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고 주장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조정현 남양상인연합회 회장은 “온누리 상품권 확대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 대책이 실효성 없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 대다수가 카드로 결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 같은 경우도 생기면 좋겠지만 실제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고 구도심 상권을 복합 개발한다는 것도 우리 소상공인들에겐 꿈 같은 이야기다”며 “구도심 개발과 관련해 최근에 설명을 들었지만 와 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시장을 개발해 공사해주고 정부 측 관계자들만 돈 벌게 하는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며 “매번 혁신을 한다 말하지만 결국엔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대전 은행동 상점가의 진태호 상인회장은 “돈까스, 떡볶이 등에서 온누리 상품권 활용을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고객들이 의류점에선 간간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누리 상품권이 매출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소상공인이 아니라 대형 가게들이 온누리상품권 최다 사용처다”고 설명했다.
이어 “60%를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준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다”며 “주차장의 경우 취지는 좋을지 모르나 원도심의 비싼 땅을 혈세를 투입해 매입하고 지어놨는데 시장 혹은 상권의 경쟁력 약화로 사용이 미비하다면 국민 혈세 낭비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진 회장은 “권리금이 없는 상가가 많기 때문에 환산보증금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호 장치는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자영업자에겐 실질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혁신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만 일삼는 文정부, 자영업자 입장에서 고민해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자영업·소상공인 전용 상품권 18조원 발행(온누리·지역사랑 등), 구도심 상권 30곳 복합 개발,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 100% 및 주요 상권 내 공영주차장 설치 확대, 환산보증금 단계적 폐지 등 정부 대책에서 실효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부가가치세 등을 감면해주는 게 먼저라고 말하며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온누리 상품권은 전혀 새롭지 않다”며 “실효성 부분이 계속 지적받아왔으나 그대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편하면 절대 활성화될 수 없고 자영업자들에겐 더더욱 도움이 안 된다”며 “정말 현금과 다를 바 없이 만들어야 쓰임새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는 “주차장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전통시장은 원도심에 위치해 땅 값이 비싸다”고 언급했다. 이어 “설계를 하고 조성된 도시라면 모르겠지만 이미 시장이 있는 곳에 100% 다 주차장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화하기 매우 어려운 선심성 정책에 가깝다고 본다”며 “시장 인근에 부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곳이 많지 않은데다 시장과 멀면 이용하지 않아 흉물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환산보증금 폐지는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지만 현재도 서울을 기준으로 90% 수준인 대다수가 보호받고 있는데 다른 대책이 아니라 이것을 선택했다는 점은 의문이다”며 “오히려 대출을 받아 상가나 작은 건물을 산 임대인들의 불만만 자극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 부동산을 통해 충분히 세금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에겐 부가세를 감면하거나 폐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소비자가 오프라인으로 직접 구매할 만큼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이 큰지 잘 모르겠다”며 “불편하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산보증금의 경우도 어떤 목적을 염두에 뒀는지는 알겠으나 자영업자가 더 잘 살게 하는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임차인만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편협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결국 4차산업혁명 시대 상권 혹은 전통시장을 살릴 방법은 결국 콘텐츠다”며 “상권을 형성하는 구성원들이 자생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그게 아니라면 자생력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 자영업자를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직접 현장에서 일해 본 사람을 정부나 지자체가 고용해 강사로 교육하고 많은 소상공인에게 손님 대처법, 청결 등 시스템을 코치해줘야 한다”며 “탁상행정은 줄이고 부가세 감면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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