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키운 대신증권, 책임감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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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1 00:02:16

대규모 환매 중단(연기) 사태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대한민국 금융 역사에 족적을 남길만한 대형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환매 중단으로 묶인 돈만 약 2조원이다. 환매 중단 금액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그만큼 피해자들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반해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한숨만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분명 라임자산운용에 있다. 다만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고객들에게 판매한 금융사들의 책임도 적다고 볼 수 없다. 금융사들은 ‘자신들도 속았다’는 말과 함께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곤 있지만 당초 상품판매에 따른 이윤을 취하고자, 혹은 다른 이유를 위해서라도 라인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에 나섰던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관련 상품들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점도 금융사들은 미리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억울하다고 하기엔 비판의 소지가 너무 많다.

이에 몇몇 금융사들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인데, 기자는 대신증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한 금융사 중 한 곳으로 유추된다. 당연히 피해자들도 여럿 존재한다. 피해자들은 대신증권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서울시 반포WM센터를 통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피해자들은 이곳에서 개인들에게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잔액만 13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수십억원 대 자금이 묶인 피해자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처음에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주부 대체투자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세미나를 열어 주부들을 모집한 뒤 라임 사모펀드를 소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반포WM센턴는 일주일에 1번 씩 4번에 걸쳐 설명회를 열었다. 투자금의 200%를 담보로 잡고 있어 원금손실이 없고 수익률이 무척 높다는 식으로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당연히 고객들이 몰렸고 나중에는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번호표까지 뽑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했던 대신증권이지만 소비자 보호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을 때도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측은 ‘문제없으니 걱정말라’는 식으로 고객들을 안심시켰다고 증언했다.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는 확인할 바 없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 말라는 식으로 사태 수습에 급급했던 행위는 비판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피해자들은 대신증권으로부터 피해보상과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관계자가 기자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응당 우리가 해야 할 도리는 다 할 것이다”는 입장을 전하긴 했지만 기자에게 앞서 피해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해야 하지 않았을까. 막대한 이윤을 챙겨놓고 문제가 생기니 고객들을 외면하는 행태가 아쉬울 따름이다.

큰돈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빠진 라임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은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대신증권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열심히 상품판매에 나섰던 만큼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에도 힘써야 하지 않을까. 고객이 있어야 금융사도 성장할 수 있다. 고객의 입장을 고려한 과감한 선택을 기다려본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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