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중재 베를린회담 ‘무기수출 금지’ 조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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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개입 않고 완전한 휴전 위해 적극 지원하기로”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0 15:43:18

▲ (왼쪽부터)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비아 내전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19일 (현지시간) 열린 베를린 회담에서 10여개 국가 지도자들은 리비아에 대한 유엔의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리비아 내전에 개입하지 않고 완전한 휴전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세계 정상들은 휴전을 선언한 리비아 내전 세력이 여전히 휴전 협정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더 이상 리비아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완전한 휴전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CNN에 따르면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회담을 마치고 “세계 정상들은 리비아 (내전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완전한 노력을 약속했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는 주최 측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또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중재를 위해 참석했다.

내전 당사자인 리비아 통합정부(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리비아국민군(LNA)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도 참석했으나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는 없었다. 단 메르켈 총리는 “양측의 당사자들로부터 보고와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12일 모스크바에서 GNA와 LNA 대표단 간에 휴전 협정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된 지 7일 만에 열렸다.

GNA와 LNA는 지난 11일 러시아와 터키 측에서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이며 12일부터 휴전을 선언했으나 휴전협정이 체결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모든 참가국은 리비아의 내전 및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무기 수출 금지 조치가 존중되고 강화되면 휴전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공동 성명에는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국가에 대한 유엔 제재, 리비아 내 단일정부 구성을 위한 노력, 원유 자원의 공정한 분배, 리비아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전문가의 구성,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자유선거 등이 포함됐다.

또한 베를린 회담에서는 휴전에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별도의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리비아 내전의 당사자들은 위원회에 참가할 위원들을 지명했다.

첫 위원회 회의는 며칠 내에 제네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구속력 있는 절차에 합의했다”면서 “매우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를린 회담 역시 휴전 협정을 위한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회담을 주체한 메르켈 총리는 휴전을 선언하고 유지하는 일이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비아 내전에) 관여한 병력이 많아 100% 휴전이 쉽지 않다. 그러나 (회담에) 참가한 모든 국가들이 동의했으니 이번 회담이 휴전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정작 교전 당사자들과의 진지하고 안정적인 대화를 시작하는 데 실패했다”며 “영구적인 휴전이 가능한지, 이 휴전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난 뒤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리비아 내전은 유럽 불법 이민자 폭증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14년부터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나눠졌다. 이로 인해 무력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GNA는 유엔으로부터 합법 정부라는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내전이 더욱 격화됐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