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전하’ 호칭 버리고 평범한 서민의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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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퇴출에 “너무 슬프다”…36억 수리비 등 재정 부담 직면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1 14:20:35

▲ 2018년 6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젊은 지도자 시상식 행사에서 (왼쪽부터) 메건 마클 왕자비, 해리 왕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앉아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해 영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영국 해리 왕자가 왕실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데 대해 “너무나도 슬프다(great sadness)”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해리왕자는 19일(현지시간) 저녁 한 자선행사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우리의 희망은 공적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여왕과 영국 그리고 군에 계속 봉사하는 것이었다”며 “불행하게도 그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A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자신이 설립한 아프리카 지역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자선단체 ‘센테베일’의 만찬 연설에서 왕실 퇴출에 대한 버킹엄궁의 결정이 자신이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전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을 지지한다면서 두 사람이 전하의 호칭 또는 왕궁에서 부여받은 작위의 호칭을 모두 버리고 평범한 일반 서민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발표해 사실상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왕실 퇴출 결정을 알렸다.

해리가 왕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왕자 호칭은 계속 사용될 것이나 그동안 왕손으로서 해왔던 활동은 모두 접어야 한다.

해리 왕자는 연설에서 “영국은 내 집이며, 내가 사랑하는 곳이다.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왕실의 일원으로서의 삶에서 물러나는 데 대해 “큰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할머니이자 나의 최고사령관에 대해 항상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전날 여왕의 성명 내용에 대해 “할머니 말씀을 충분히 받아들였으며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결혼했을 때 (국가에) 기여하게 된 데 대해 흥분했고 희망을 가졌다”며 그런 이유로 이렇게 된 데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정을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너무나 많은 해에 걸친 도전을 겪은 후 수개월에 걸쳐서 논의를 했다”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나는 내 가족을 위해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물러나서 보다 평화로운 삶 속으로 한 발짝 내딛겠다”고 재차 말했다.

이로써 해리 왕자 부부는 올해 봄부터 왕실의 공식 구성원으로서 왕족의 공식 직무를 수행하지 않고 공식직함(HRH·His/Her Royal Highness)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왕족으로 지원받은 대가로 받았던 재정지원도 중단된다.

현재 해리 왕자 부부가 자택으로 사용하는 윈저성의 프로그모어 코티지 리모델링에 투입된 국고 240만파운드(약 36억원)는 부부가 반납하기로 했다. 영국에 거주할 때는 프로그모어 코티지를 사용할 수 있다. 단, 사용에 필요한 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해리 왕자는 1984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이에 태어났다. 2002년 대마초를 피워 마약 중독 치료를 받기도 했고 2012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여자들과 옷 벗기 당구 게임을 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히면서 할머니 엘리자베스2세 여왕과 영국 왕실의 체면을 깎아 먹었다는 평을 들었다.

2018년 5월 19일 메건 마클과 세인트 조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2019년 5월 6일, 아들 아치마운트배튼 윈저를 얻었다. 지난 8일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왕실 구성원에서 물러나고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 부부는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불화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영국 언론의 사생활 보도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영국 왕실은 지난 13일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장남 찰스 왕세자, 찰스 왕세자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손, 차남인 해리 왕자 등이 모여 해법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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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