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고 부상 치료비는 보험사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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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발생 시 대인 접수 부추기는 특약…보험사 손해율 높이는 원인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1-20 19:05:59

교통사고 발생 시 대인 접수만 해도 진단금처럼 받을 수 있는 교통사고 부상치료비 특약은 손해보험사의 운전자 보험을 비롯해 각종 상해보험을 가입하면서 가입할 수 있는 흔한 특약 중 하나다. 이 특약은 부상 정도에 따라 1~14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을 해준다. 이 중 가장 낮은 등급인 14등급의 경우 교통사고로 인해 물리치료만 한 번 받아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가입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특약이다.

보상금액의 경우 천차만별이라고는 하나 과거 14등급을 기준으로 보통 10만원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최근 2년 새 보험사 간 상품 경쟁이 가중되면서 이 지급금액을 높여 판매가 많이 됐다. 그리고 고무줄 마냥 보상금액을 높이고, 낮추기를 반복하면서 지금도 보장이 축소된다며 몇몇 회사들이 절판마케팅 속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특약을 탑재해 상품판매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니 뭐라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나 이 특약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판매에 열을 올리는 보험회사를 보면서 한 가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 특약의 판매가 결국에는 손해보험사측의 나름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바로 자동차보험으로 인한 손해율과의 관계성이다. 어떻게 보면 모순이라고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사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일단 뒷목부터 잡아야 한다는 얘기를 진담 반, 농담 반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한다. 불편한 진실이긴 하지만 사고의 정도가 정말 경미하지 않은 이상 경찰과 보험사를 부를 정도의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면 피해자인 입장에서 큰 부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받는 경우가 정말 많다. 오히려 보상을 받지 않으면 바보 취급 받는 경우가 있다.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병원에 몇 번만 치료 받거나 하루, 이틀만 입원해도 합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의 원인 중 하나가 이러한 것들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잉진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갈수록 조사도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 사고 부상치료비를 가입시키는 영업현장의 모습을 살펴보면 조금은 이상하다. 보장금액이 높다는 이유로 교통사고 발생시 대인 접수만 해도 최고 40~50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교통사고가 나면 무조건 대인 접수를 하면 된다고 유도하면서 상품 가입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더 권유하는 꼴이다. 대인접수를 하면 자동차 보험에서도 합의금을 받을 수 있고 덤으로 자동차사고 부상치료비도 받을 수 있으니 1석 2조라고 강조하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상품교육에서도 이 부분을 비공식적으로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교통사고와 관련된 흔한 보상사례를 보면서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사고의 여파로 긴장을 했기에 병원을 내원하지만 X-Ray 검사상 큰 이상 소견이 없어도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진단을 내려주는 요추염좌의 경우 비일비재한 사례 중 하나다.

그리고 아무 것도 아니지만 보상을 받기 위해서 처방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는 보험가입 전 계약 전 알림 의무사항에 관해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 보상이력이 있는 경우 여쭤 보면 보상받으려고 며칠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기 때문에 자신 있게 얘기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알면서 뭘 그리 자세히 묻느냐는 식으로 반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즉. 이런 부분들이 실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키우는데 적잖은 몫을 하고 있는 것을 보험회사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자동차사고 부상치료비’라는 특약을 가입시키면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병원에 접수만 해도 몇 십 만원 보상받을 수 있다고 무조건 가입을 부추기고 있으니 자충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모순이라고 밖에는 다른 설명할 길이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가오는 29일부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가 줄줄이 인상이라는 기사가 벌써 새해부터 각종 보험 관련 소식지에 도배가 되고 있다. 늘 손해율이 높다라며 여러 원인 중 하나인 과잉 진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매년 내고 있지만 ‘자동차사고 부상치료비’ 특약 판매를 하며 정작 과잉 진료를 본의 아니게 권장하는 모양새로 가입유도를 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에는 분명 보험회사가 무언가를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동차 사고로 인한 손해율이 높다고 하소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눈앞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보험회사의 욕심으로 인한 손해를 늘 그렇듯 소비자들의 쌈짓돈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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