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통과된 5%룰…국민연금 경영침해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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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경영간섭 우려 분분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1 12:57:23

▲ ‘5% 룰’이 개정되며 5%이상 지분 보유 주주의 주식 보유 목적이 세분화됐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재계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지원하는 5%룰과 사외이사 임기 제한안이 통과됐다.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 상장사들의 사외이사 구인란과 함께 국민연금의 경영간섭 우려가 심화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은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3개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상법ㆍ국민연금법은 공포 후 즉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2016년 12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 이후 주주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5%룰이 내달 1일부터 보고 내용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5%룰은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변동 시 5일 이내 보고‧공시해야 하는 규정이다.

정부는 공적연기금의 배당과 관련 주주활동, 사전 공개 원칙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추진, 회사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청구권 행사 등을 ‘경영권 개입 목적’에서 제외했다. 여기서 배당,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한 주주활동을 ‘일반투자’로, 의결권 및 신주인수권 등 단순주주권 행사를 ‘단순투자’로 구분했다.

일반투자는 해당 사유를 기업과 시장에 월별로 약식으로 보고해야 하며 단순투자는 기존 대로 분기 약식 보고가 유지된다. 이에 따라 대량보유 보고·공시의무(일명 5%룰)를 갖는 공적연기금은 해당 사유를 시장에 공시할 경우 월별로 약식 보고만 하면 된다. 기존에 5일 내 상세 보고해야 했던 5%룰이 완화된 것이다. 결국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 기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한층 넓어진 셈이다.

다만 공적연기금이 임원 선·해임 제안 등 경영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5일 이내 상세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유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을 통해 주주 및 기관투자자의 권리 행사가 확대되고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됨으로써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가 공적연기금을 통해 기업 경영에 간섭·규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이번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기업과 주주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과잉 규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간섭을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개정에 대해 경제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연기금이 경영참여 선언 없이 정관변경 요구, 임원의 해임청구 등을 하는 것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증가시켜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