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2.0% 턱걸이…10년만 최악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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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출·소비 모두 부진…재정투입으로 사수한 2%대 성장률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2 12:03:00

▲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2019년의 마지막 아침 해가 떠오르기 직전 여의도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한국 경제가 가까스로 2%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근 10년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으며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 미쳤다. 투자와 수출, 민간 소비 등이 모두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 붓고 4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 2.0%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해 지난해 GDP가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건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3차례에 불과하다. 전부 대내외적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시기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1분기에 -0.4%로 역성장하며 ‘성장률 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2분기엔 기저효과로 1.0%로 반등했지만 이내 3분기 0.4%로 주저앉아 한국 경제엔 적신호가 켜졌다.

민간 경제기관들 사이서 1%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왔지만 4분기 경기가 반등에 성장하며 연간 2.0%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4분기 경제성장률은 1.2%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 정부 소비는 전년 대비 6.5% 증가해 지난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정부의 기여도가 1.5%포인트(p)나 된다. 사실상 2.0% 성장률의 대부분을 정부가 메운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정부소비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와 소비, 수출 등이 모두 부진했다는 얘기다. 지표상으로 설비투자는 8.1% 감소해 2009년(8.1%) 이후 가장 크게 꺾였다. 건설투자도 3.3%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1.9% 성장률로 1년 전(2.8%)보다 둔화해 2013년(1.7%) 이후 6년 만에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도 2015년(0.2%) 이후 가장 낮은 1.5% 성장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1998년(-7.0%)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2%로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소비가 2.6% 늘어나며 성장세를 떠받친 가운데 건설투자가 6.3%의 증가율로 대폭 뛴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01년 3분기(8.6%) 이후 1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설비투자도 1.5%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은 0.1%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0.7% 증가율로 0%대에 머물렀다. 4분기 성장 기여도는 정부가 1.0%p나 됐고, 민간은 0.2%p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