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낯 드러낸 주택거래허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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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낯 드러낸 주택거래허가제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3 01:02:08

대한민국의 부동산의 미래가 깜깜하다. 이전 정부와 비교해 집값이 폭등해 이를 바로 잡으려 각종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집값은 여전히 잡히지 않은 채 풍선효과만 키우고 있을 뿐이다.

지난 12·16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이젠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인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지 혼돈될 정도로 도 넘은 발언까지 일삼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부동산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수석은 “아직 우리 정부가 검토해야 할 내용이겠지만 특정 지역에 대해 정말 비상식적으로 폭등하는 지역에 대해 부동산매매 허가제를 둬야 한다는 발상을 하는 분들도 있다”며 “현재 9억원 이상, 15억원 이상 주택 매매에 대해 두 단계로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 기준을 보다 낮추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 수석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같은 발상을 했다는 것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주택매매허가제는 주택을 거래할 때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는 참여정부 때 검토돼 큰 논란을 일으킨 후 사라졌던 정책 중 하나다.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강 수석의 발언은 개인적인 견해로, 실천할 계획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한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현 정부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주택거래허가제는 북한에서도 실시하지 않는 정책이다. 하지만 청와대 정무수석의 입에서 이러한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현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지 다분히 의심스런 부분이다. 아무리 강 수석 개인의 의견이라고 해도 그가 청와대의 중직을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임은 헌법에도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는 발언을 예사롭지 않게 하고 정책으로도 밀어붙이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부정하며 나라의 정체성마저 상실한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이는 그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