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눈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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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참가…스위스 듀프리 불참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4 00:05:10

연 매출 1조 20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의 막이 올랐다.

2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전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 중구 인천공항 건물에서 개최한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서업구역 입찰 사업설명회에 대기업은 신라·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참여했다.

특히 시내면세점만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이 사업설명회에 참가하며 첫 공항 면세점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대기업 구역 입찰은 4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중소·중견기업은 시티·엔타스·SM·그랜드·부산면세점 등 10여 곳이 참가했다. 다만 세계 면세점 1위인 스위스 듀프리는 설명회에 불참했지만 중소기업에 할당된 사업 구역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소·중견 구역 경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번 입찰 사업권은 대기업 사업권 5개, 중소·중견기업 3개 등 8개로 구성된다. 이 중 대기업에 배정된 사업권은 제1터미널(T1) 서측 구역 DF2(향수·화장품) 1개, DF3(주류·담배·포장식품)와 DF4(주류·담배) 2개, 동측 DF6(패션·기타)와 서측 DF7(피혁·패션) 2개 등 5개다. 특히 DF3과 DF6 구역 일부가 2023년 계약이 끝나는 DF1 탑승동 매장 운영권에 포함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설명회에서 품목별 중복 입찰 가능과 페널티 유무 등을 전했다. 특히 역량요건(상품·브랜드 구성, 고객서비스·마케팅, 매장구성·디자인 등)과 입찰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일반 대기업은 사업제안서 배점이 60%, 입찰가격 40%로 기존 면세점 평가방식과 동일하다.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사업제안 배점을 80%로 기존 보다 20%포인트 높이고 입찰가격을 20%로 낮췄다.

대기업에 배정된 5개 사업권의 경우 한 법인이 사업권 5개 입찰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품목이 같은 사업권에 복수 낙찰은 금지된다. 이에 한 사업자가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피혁·패션 사업권을 고르게 확보하는 것은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주류·담배 사업권 2개를 모두 가져오지 못할 전망이다. 이번 입찰 참가 등록은 마감일은 2월 26일이다.

입찰에 나온 구역 중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 구역과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4, 패션·잡화를 DF6는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주류·담배·포장식품을 판매하는 DF3 구역은 롯데면세점이, 패션·잡화를 운영하는 DF7구역은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한다. 중소기업 구역 3곳 중 DF9는 SM면세점, DF10은 시티플러스, DF12는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하고 있다.

우선 신라면세점은 1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3개 구역(DF2·4·6)이 모두 입찰 대상인 만큼 반기존 구역 수성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특히 향수·화장품을 파는 DF2는 공사가 제시한 1차 연도 최소 보장금이 1161억원에 달하는 구역이다. 이에 현대 등 다른 업체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1순위로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중국 사드 사태 여파로 당시 영업하던 4구역 중 3구역 사업권을 반납해 ‘재탈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강남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시내 면세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강북 두타면세점을 인수한 후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T1) 입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면세 사업을 급격히 확장해 공격적인 입찰이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2파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 것이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에 큰 이윤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2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중국의 한한령이 해빙기에 접어들며 수익 증대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항 면세점 사업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사업설명회에 참가했다고 입찰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사업설명회가 구체적인 입찰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공항 면세점 사업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