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인양 강행 소식에 반대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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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은 희대의 유물 vs. 평화로운 바닷속에 있어야 해

최유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5 00:03:25

▲타이타닉호 침몰 6개월 후, 타이타닉호 생존자인 마벨 프란체텔리라는 여성이 뉴욕 플라자 호텔 문구점에서 또 다른 생존자인 에이브러햄 링컨 살로몬에게 쓴 편지다. 편지에는 "당신이 끔찍한 경험에서 회복됐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다.[사진=뉴시스]

영화 타이타닉의 실제 모델인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의 인양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100여년 전 대서양에 침몰해 여전히 바다에 잠겨있는 타이타닉흐의 독점 발굴권을 가진 회사가 인양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타이타닉호 피해자의 유족들은 ‘평화로운 무덤’을 훼손 하지 말라고 말하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난파선 탐사 업체 RMS타이타닉사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지구 연방법원에 타이타닉호 유물 인양 허가를 신청했다고 2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업체는 타이어닉호 유물에 대한 독점 발굴·보호권을 가진 회사로 1987년부터 30여년간 수천 점의 유물을 발굴해 왔다. 그들은 이전까지만해도 침몰한 배 인근의 유물을 건져 올렸다. 이제는 타이타닉호의 갑판실 천장을 잘라서 선체 내부로 들어가 직접 유물을 인양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업체 측은 선체 내부의 마르코니 무선통신 장비 등을 서둘러 찾아야 할 유물이라고 말했다. 이 장비는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조난신호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튼 헌착 RMS 타이타닉사 대표는 “무선통신 장비가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순간을 재현할 것이고 우리는 이를 통해 그날 밤의 수많은 영웅을 알 수 있게된다”며 “현재 선체 부식 속도가 빨라 지금 꺼내지 않으면 너무 늦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인양된 무선통신 장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룩소르호텔에 전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타이타닉호 실제 피해지의 유족들이 반대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인양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타이타닉호엔 당시 선원과 승객의 시신 1500구 이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들과 타이타닉호 보호 운동가들은 “유물 인양은 현대판 해적 행위”이며 희생자들이 타이타닉호에서 지금까지 지내온 것처럼 평화롭게 잠들어 있게 하도록 하기 위해 발굴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도 타이타닉호를 관광객이나 도굴꾼에게서 보호하자는 미국과의 2003년 국제 협약을 주장하며 이 업체의 발굴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누스라 가니 영국 교통부 차관은 21일 타이타닉호가 건조된 영국 벨파스트를 방문해 “영국은 타이타닉호와 북대서양 국가들을 지키기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MS 타이타닉사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타이타닉 유물들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유물 인양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1912년 4월 첫 항해에 나선 타이타닉호는 영국의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의 뉴욕으로 향하던 중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했다. 당시 선원과 승객 2223명 중 1517명이 사망했다. 이는 후에 1997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을 통해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최유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최유라 기자 yrcho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