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확산… 각국 자국민 대피 보호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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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랑스, 영국 대책 마련 고심, 우리나라도 전세기 투입 방안 논의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7 14:23:24

▲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중기술과학대학 통지의학원 병설 유니온 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과의 전쟁 선포식에 참석해 병원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자국민 보호와 대피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NHK, BBC,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주 우한 미국 영사관 직원에게 영사관 폐쇄와 함께 철수 명령을 내렸고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전용기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항공 좌석이 여유가 있을 경우 미국인이 아니어도 우한발 항공편 탑승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CNN은 소식에 정통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인과 결혼을 했거나 친척인 경우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좌석이 극히 제한적이라 관심을 표명한 모든 사람을 수송할 수 없다”며 “빠른 속도가 번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우려가 큰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우한에는 1000여 명의 미국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민간인이 전세기를 이용하려면 따로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해당 전세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탈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미국인을 태운 항공편은 일단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예정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우한 폐렴으로 인한 자국민 보호를 위해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 대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항공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BBC가 전했다. 또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우한을 떠나려는 모든 일본인을 귀국시키기 위해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당국과 이를 위한 논의를 마친 뒤 전용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프랑스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버스에 태워서 우한에서 중국 내 다른 도시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밝혔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인 푸조시트로앵(PSA)그룹도 25일 성명을 발표해 자사 직원 대피 지원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PSA그룹은 우한에서 근무 중인 직원과 가족 등 38명을 우한에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대피가 가능하면 프랑스로 데려올 예정이다.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국민이 우한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최종 선택 방안을 놓고 중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역시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주 우한 러시아 대사관도 자국민 대피를 위해 중국 당국과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필리핀은 우한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에게 여행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으며 우한에서 오는 모든 입국 직항 노선을 중단했다.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우리 정부도 중국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을 전세기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 우한 총영사관은 26일 전세기를 통해 교민을 수송하는 방안을 놓고 외교부, 중국 정부 등과 협의 중이다.

주 우한 총영사관은 전세기를 통한 수송을 제1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불가능할 경우 전세버스 대절 등 차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계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으며, 관계 부처 간 협의 등을 거쳐 전세기 투입 여부 및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주 우한 총영사관은 전세기 귀국 추진을 위한 수요 조사에 나섰다. 현재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은 500여 명으로, 이 중 400명가량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한 내 우리국민 중 감염증 확진자나 의심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볼 때 ‘중대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모든 계층의 당 위원회와 정부에 예방과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우한시 중심 지역에서 허가받지 않은 모든 차량의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다만 영사관을 통해 일정 등을 고지한 외국인에 한 해 이동을 허가했다.

중국 의료포털사이트 딩샹위안에 따르면 현지시간 26일 오전 10시 2분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1975명, 의심 사례는 2684명, 사망자는 5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상하이에서도 나왔다.

후베이성 외 지역에선 헤이룽장성 쑤이화 1명, 허베이성 창저우 1명, 허난성 난양 1명을 비롯해 상하이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꾸준히 확진자가 늘고 있어 폐렴 불안에 대한 우려는 쉽게 잦아들지 않는 상황이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