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화 정책에 뺏긴 서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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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 정책에 뺏긴 서민의 꿈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1-28 00:02:00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수 차례 부동산 관련 대책이 나왔다. 목적은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매주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24주 동안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고 27주 동안 아파트 값이 올랐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내놓은 9·13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상반기까진 먹혔으나 후반기 들어서면서 다시 가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다시 한 번 고강도 규제가 담긴 12·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 영향으로 이달 20일 기준으로 강남구는 지난해 6월 2주 상승 이후 33주 만에, 송파구는 지난해 6월 3주 상승 이후 32주 만에, 서초구는 지난해 6월 4주 상승 이후 3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문 정권이 들어서고 가파르게 오르고 떨어질 땐 조금씩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집값 안정화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기존에 서민들이 매매하고 거주하던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급증하며 풍선효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수원 권선구(1.52%)는 교통호재(신분당선 연장 등)가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며 수원 영통구(1.02%)는 영통·매탄동 등 구도심 위주로, 수원 팔달구(0.78%)는 화서역 인근 단지 위주로, 수원 장안구(0.43%)는 송죽·천천동 구축 및 율전동은 선호도 높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또한 용인 수지(0.65%)·기흥구(0.50%)는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리모델링, 화서 스타필드 입점 등)이 있거나 역세권 등 입지가 양호한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서울과 인접한 과천·광명·하남·구리 등이 문 정부 들어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한 뒤 이번엔 거리가 좀 더 떨어진 수원과 용인까지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이에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전세세입자를 필두로 한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이번 정부 들어 더욱 꺾였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소득대비 아파트가격 비율(PIR)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조사는 주택가격동향조사의 평균 아파트 가격, 가계금융복지조사의 평균 경상소득을 활용했다.

살펴보면 전국의 경우 2017년 5.5년에서 2018년에는 5.6년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을 보면 같은 기간 6.8년에서 7.1년으로 올랐다. 서울은 10.2년에서 10.9년으로 상승했다. 이는 수도권 내에서 집을 사려면 자신의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7.1년을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며 서울의 경우는 10.9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월급의 50%를 저축한다고 생각했을 경우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선 21년이 넘게 걸리는 셈이다.

정부 집값 안정화 대책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더욱더 멀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물 흐르듯 흘러가게 해야 한다. 임의로 막아둔 뚝이 홍수에 무너지는 것처럼 억지로 만든 정책은 이내 효과를 상실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지난 수 차례의 정책이 늘 잠시 효력을 보이는 듯 하다 이내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이런 효과는 오히려 시장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무리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더 이상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정책을 버리고 시장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