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권중원 연임, 실적부진·민원폭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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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화재 작년 영업익 전년比 28% 하락…고객 민원율 ‘최상위’ 오명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2 13:02:48

▲실적부진, 민원율 상승 등에 권중원 흥국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사진은 흥국화재. ⓒ스카이데일리

권중원 흥국화재해상보험(이하 흥국화재)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권 사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실적 반등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연임 첫 해부터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흥국화재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20% 이상 쪼그라들었다.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민원도 몰리고 있어 권 사장의 과제는 갈수록 늘어만 가는 모습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4조268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7% 가량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다만 영업이익 규모는 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 줄었다. 당기순익도 389억원에 그쳐 1년 전에 비해 22.7% 줄었다.

흥국화재는 이번 실적에 대해 손해액 증가 등으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전반의 업황이 악화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의 실적반등 혹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권중원 사장의 연임 첫 해 성과 치고는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 2017년 흥국화재 대표이사에 오른 권 사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임기는 2년이다. 흥국화재는 최근 10년여 간 대표이사가 10번이나 바뀌며 ‘최고경영자(CEO)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리던 곳이다. 권 사장의 연임이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배경이다.

권 사장은 취임 첫해 개별기준 영업이익 1072억원, 당기순이익 853억원 등으로 전년 실적인 영업이익 168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 등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 영업이익이 628억원 규모로 줄고 당기순이익 규모도 504억원으로 줄어 불안감을 키우긴 했지만 회사의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고 그간 흥국화재가 잦은 CEO 교체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 등에 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실적이 고꾸라진 점에 권 사장이 어깨가 무거워지는 분위기다. 취임 첫해의 깜짝 반등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2년간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락세를 거듭했던 최근의 행보가 올해에도 반복될 경우 회사의 실적 규모가 권 사장 취임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적 규모가 쪼그라든 가운데 흥국화재의 자본건전성 부분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흥국화재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92.4%에 그친다. 금감원의 권고치(150%)를 겨우 넘기곤 있지만 업계선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할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지표다. 만약 RBC비율이 200% 이상이라면 보험사가 인수한 모든 보험상품에 대한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상황이 2번 연속으로 와도 파산하지 않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놨다는 걸 의미한다.

손해보험사 대부분은 RBC비율을 20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주요 손보사들의 RBC비율 평균치는 260.0%로 조사됐다. 흥국화재는 경쟁사들에 비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능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흥국화재의 자본건전성에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최근 흥국화재의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RBC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데서 확대된다. 오는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권 사장으로썬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실적 외 부분에서도 권 사장의 부담은 가중된다. 일례로 흥국화재를 향한 고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흥국화재의 전체 민원 건수는 42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29건)와 비교해 100건 가까이 늘었다.

보유계약 10만건 당으로 환산한 민원건수는 9.97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기준으로 흥국화재보다 높은 민원건수를 기록한 곳은 한화손해보험(10.99건), 롯데손해보험(10.34건) 등에 불과하다. 고객들의 만족도와 보험사의 실적이 적잖은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권 사장으로썬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해야하는 과제와도 마주한 셈이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