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진家 ‘남매의 난’…조원태 회장 경영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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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반도건설과 손잡은 조현아…“전문경영인 제도 도입해야”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2 13:23:32

▲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최종 합의하며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사진은 한진빌딩. ⓒ스카이데일리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최종 합의하며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격화되며 오는 3월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2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쯤 공동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 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며 전문경영인을 선임하자고 주장했다.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 요구다.

다만 “저희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는 뜻을 밝히며 한진칼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확인했다”며 3월 주총에서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임을 암시했다.

사내이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승인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구도로는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이 연합해 공동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연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KCGI(17.29%), 반도건설(8.28%) 등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분율은 32.06%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제외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다. ‘반(反)조원태 연합’의 지분율에 크게 못 미친다.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 10.00%와 카카오 지분 1%를 더해도 17.52%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 회장으로썬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의 도움이 절실해진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조 회장에 힘을 보태준다면 33.45%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설 연휴 기간 이 고문을 만나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주총에서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38∼39%의 지분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조 회장은 보다 많은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주요 주주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한진그룹의 향배는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한진칼 주총은 지난해에는 3월 넷째주 금요일, 재작년에는 3월 셋째주 금요일에 열렸던 만큼 올해는 3월 20일 혹은 27일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