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터지는 남매싸움…조원태·조현아 지분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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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확보위해 주총서 ‘과반표’ 필요…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지지”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4 14:33:05

▲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맞선 가운데 이들의 경영권 다툼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한진빌딩. ⓒ스카이데일리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맞선 가운데 이들의 경영권 다툼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쳐야 하는데 서로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참석 인원의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확보한 지분에 추가적으로 10% 가량의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대결구도는 한 층 더 치열해진 모습이다.

4일 재계,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정석인하학원·정석물류재단·일우재단 등 지분 3.38%를 영향권에 두고 있다. 조 회장은 10%에 채 못 미치는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의 ‘백기사(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의 지분 10.00%와 카카오 지분 1%를 더해도 2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친족 지분도 있지만 0%대 지분율에 불과해 영향력이 미미하고 가족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보니 변수가 뒤따른다.

반면 조 회장에 맞서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한 KCGI(17.29%), 반도건설(8.28%) 등의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32.06%로 늘어난다.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 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말하며 전문경영인을 선임하자고 주장했다.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셈이다.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승인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구도로는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이 연합해 공동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나아가 조 전 부사장 측이 전문경영인 선임을 추진할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남은 기간 동안 어느 쪽이 더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의 행방이 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양 측 모두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선 주총서 참석인원의 과반 이상의 표를 확보해야 한다. 업계는 주총 참석률 등을 감안할 때 40%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야 과반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조 회장은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의 지지를 받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4일 입장문을 발표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조 회장은 총 32.68%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조 전 부사장 측을 앞서는 지분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따라 과반표의 행방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어느 쪽이 투자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지에 달렸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악화된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선임할 전문경영인이 누구일지와 함께 추가적으로 나올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에 따라 투자자들의 행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 측이 내놓은 ‘공약’에 맞춰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