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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에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신한금투와 라임의 ‘공범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신한금투가 책임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들 사이선 신한금투의 수장 김병철 대표이사(사장)의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투가 판매한 라임 사모펀드 잔액은 3720억원에 달한다. 라임 사모펀드 전체 잔액 중 8.66% 비중이다. 다만 이는 환매중단 사태가 불거진 후 집계된 규모기 때문에 실제 판매액과는 차이가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신한금투가 판매한 라임 사모펀드 잔액은 7194억원이다. 당시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전체 판매사 중 2위 규모다. 업계에서는 신한금투가 개인 고객을 상대로 판매한 라임 사모펀드는 약 13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라임은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등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들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환매중단 선언으로 조 단위 자금이 묶이며 증권업계 안팎이 혼란에 빠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며 ‘피해자’가 됐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금감원) 등은 라임의 ‘사기’를 의심하고 있다. 라임은 2017년 플루토TF-1호를 조성했다. 플루토TF-1호는 해외 무역금융 헤지펀드를 모(母)펀드로 설정한 후 투자하는 구조로 된 펀드다. 모펀드 수익이 자(子)펀드 격인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로 흘러 들어오는 식이다. 라임은 4개의 해외 펀드에 총 5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4개 해외 펀드 중 가장 큰 비중(40%)을 차지하는 운용사 IIG(International Investment Group)의 펀드가 이른바 ‘폰지 사기’를 한 점이 드러났다. 폰지 사기란 손실을 숨기고 새로운 투자를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수법을 말한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펀드 자산을 모두 동결했고 투자자들은 원금까지 날릴 위기와 마주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라임이 IIG의 손실 및 폰지 사기 가능성을 알고도 무역금융펀드 투자자를 모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라임이 △2018년 11월 IIG 측에서 자산 손실을 통보했지만 이후 1년 동안 투자자를 계속 모집했고 △지난해 6월 무역금융펀드 지분 일부를 타사에 넘겼지만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 등에서다. 일종의 ‘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당초 라임의 무역금융 펀드를 설계한 게 신한금투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신한금투가 사태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신한금투는 라임에게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한 바 있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필요한 대출·자문·리서치 등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투가 라임의 무역금융 펀드를 설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신한금투는 라임과 총 3600억원 규모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투자금을 대출해줬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로부터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계역이다. 증권사는 그 대가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고 자산운용사는 증거금을 담보로 받은 일종의 대출금을 토대로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펀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해당 계약에 따라 신한금투와 라임이 일종의 ‘돈독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신한금투가 ‘판매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며 논란은 커진다. 금감원은 신한금투가 IIG의 모펀드 손실 가능성과 라임이 무역금융펀드 지분을 타사로 지분을 넘기는 ‘투자대상 변경’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은 조만간 일련의 사태와 관련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병철 사장을 향한 책임론도 나온다. 신한금투를 전두 지휘하는 인물이 라임 사모펀드가 가진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사전에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나 이윤에 눈이 멀어 방치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투자자들 사이서 나오고 있다.
한 라임 사모펀드 투자자는 “사태가 이토록 커지며 대규모 손실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판매사들이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황상 문제가 있는 상품이라는 걸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으며 사태를 방치하다시피 한 신한금투와 대표이사 김병철 사장의 책임도 분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만에 하나 김 사장이 라임 사모펀드와 관련된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신한금투를 이끄는 인물인 만큼 투자자 보상에 힘쓰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신한금투 관계자는 “사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조사 중에 있으며 그 결과와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등이 나온 후에야 내부 방침을 정하고 투자자 보상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며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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