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올렸는데도 7兆 세수펑크, 기업 실적악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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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상장법인 영업이익 37.1% 감소…정부 씀씀이는 역대 최대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0 12:55:22

▲ 최고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법인세가 정부 예상보다 7조원 이상 덜 걷히면서 5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사진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스카이데일리

최고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법인세가 정부 예상보다 7조원 이상 덜 걷히면서 5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반도체 경기 부진 등 기업들의 돈벌이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도 줄어든 결과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당초 예상했던 세입예산보다도 1조3000억원 덜 걷혔다. 국세 수입이 세입예산보다 적게 들어온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걷힌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예상한 예산(79조25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줄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1조2000억원 늘어난 것이지만 법인세 최고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3%포인트나 높아졌다는 걸 감안하면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법인세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법인들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기재부는 “상반기 법인 실적 부진으로 중간예납 감소가 증가 폭을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5조1000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2018년 상반기(87조5000억원)보다 무려 37.1% 감소한 수치다.

이 밖에 관세(-1조1736억원·-13%), 종합소득세(-1조135억원·-5.7%), 개별소비세(-5804억원·-5.6%), 농어촌특별세(-2617억원·-6.3%)에서 결손이 발생했다. 반면 당초 세입 예산 대비 더 많이 걷힌 세목은 부가가치세(2조764억원·3%), 양도소득세(1조9346억원·13.7%), 근로소득세(1조2485억원·3.4%) 상속증여세(1조1012억원·15.2%) 등이다.

수입은 줄어든 반면 정부의 씀씀이는 커졌다. 지난해 총세출은 40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조8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지출 규모다. 이에 따라 채무 상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619억원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추경을 편성할 경우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셈이다.

세수가 줄어든 덕분에 지난해 국세 예산대비 오차율은 –0.5%로 지난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용액도 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2016년 오차율은 8.8%, 2017~2018년은 9.5%에 달한다. 기재부는 세수추계 정확도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세수추계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현범 기자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