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벤처생태계 민간중심으로 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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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법·벤처기업법 공포…조건부부인수계약 첫 도입·민간 주도 벤처기업평가 실시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1 13:39:50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창업·벤처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받을 수 있는 벤처투자 생태계 실현’을 주제로 2020년 업무계획을 보고 받았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벤처 생태계를 지탱하고, 혁신을 이끌어 갈 양대 법안인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개정안이 11일 공포됐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촉진과 성장성 높은 벤처기업의 시장 유입이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이날 공포된 ‘벤처투자법’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법’에 흩어져 있는 투자제도를 통합해 독자 법안화한 것이다.

벤처캐피탈과 엔젤 투자자를 벤처 생태계 구성의 핵심 주체로 육성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제도 도입·운용사에 우선손실충당 요구 금지 등을 통해 국내 벤처투자 수준을 한층 높인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벤처투자법’ 주요 내용을 보면 국내법상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처음으로 규정했다. 투자 지분율 산정을 후속 투자자가 평가한 기업가치에 연동하는 계약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업가치 측정이 어려운 초기 창업기업 투자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조건부인수계약(SAFE :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은 우선 자금을 지급하고, 투자에 따른 지분율은 후속 투자자의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결정되는 투자 계약방식이다.

또 유망 초기기업의 발굴·투자금 공급·보육 등을 하는 창업 기획자(액셀러레이터)에 대해서도 전문인력, 자본금 등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추면 벤처투자조합(투자펀드) 조성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창업기획자가 대규모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돼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의무비율(40% 이상)을 그동안 개별 벤처펀드에 적용하던 방식에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 특정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총자산에 적용한다. 이에 따라 벤처펀드들이 창업초기펀드, 후속성장펀드 등으로 전문화·대형화가 가능하게 됐다.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 고시로 운영되던 전문엔젤투자자 확인제도를 전문개인투자자제도로 개편해 ‘벤처투자법’으로 상향 입법했다. 선진 벤처투자 제도 확립을 위해 운용사가 벤처펀드의 손실을 우선 충당하는 일부 잘못된 관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벤처투자법’은 하위법령 제정 작업을 거쳐 6개월 후 본격 시행된다.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벤처기업확인제도를 그동안 정부 주도 방식에서 민간이 벤처기업을 평가·확인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또한 벤처창업 휴직제도 적용대상을 지자체 출연 연구기관 연구원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주요 내용을 보면,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공공기관이 기업의 기술성·사업성을 평가하고, 보증·대출 실적을 고려해 벤처기업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폐지된다.

대신 민간으로 구성된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벤처기업의 혁신성·성장성 등을 중점 심의·확인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확인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또한 과학기술분야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과 공공기관의 직원도 벤처창업 휴직이 가능토록 해 공공분야 인재들이 쉽게 벤처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벤처기업법 개정안’ 중 벤처기업 확인제도 관련 규정은 민간의 벤처기업 확인 평가체계 등을 갖추고,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벤처 창업 휴직제도 대상 확대 규정은 3개월 후 시행 예정이다.

정부는 벤처 생태계를 지탱하는 양대 법안이 공포됨에 따라 제2의 벤처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4조3000억원을 기록해 첫 4조원을 돌파했다. 엔젤투자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배경에는 △2017년 모태펀드 대규모 추경 편성(8000억원) △2018년 개인투자 소득공제 확대 △헬스케어·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술진보에 따른 민간 투자 유입 등이 꼽히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양대 법안이 공포됨에 따라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와 같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제도개선 효과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되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 벤처 관련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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