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운동에 신종 코로나까지…여행업계 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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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피해액만 수백억원대…무급휴직·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돌입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1 13:40:03

▲ 국내 여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직격타를 맞았다. 사진은 마스크를 낀 여행객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내 여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직격타를 맞았다. 피해액은 수백억원에 달하며 아웃바운드(내국인 국외여행),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 가릴 것 없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아웃바운드의 경우 12개 주요 여행사 피해액이 약 299억원(취소 인원 6만1850명), 인바운드의 경우 약 65억원(취소 인원 1만877명·470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ATA는 상황반을 구성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의견을 청취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4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에 업계 현황을 전달하고 요청 사항을 건의했다.

건의 내용은 크게 중국 여행 취소에 따른 여행사 손실 지원, 세제 혜택 및 운영자금 지원, 고용유지를 위한 관광·여행업계 특별 지원금 지급(문체부 직접 집행), 한일 관광 교류 조기 정상화, 인·아웃바운드 유치 다변화를 위한 활동 지원 등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 등으로 여행업계에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2015년 5~7월 메르스 사태, 2017년 3월부터 지속된 중국의 사드 보복,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불매 운동 등이 연이어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아웃바운드의 경우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내국인의 해외여행 패턴이 과거 국내 오프라인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주로 소비하던 데서 글로벌 모바일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 호텔, 입장권 등을 각각 구입해 자유롭게 여행하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인바운드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다인 외래 관광객 1750만 명을 달성해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한류 열풍을 타고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가 아닌 싼커(중국인 개별 관광객) 대거 입국,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 등으로 이룬 성과라 더욱더 고무적이었다. 여기에 오는 4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사드 보복을 사실상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국 여행 분위기가 급강하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인 여행객의 방한 상황이 위축됐다. 한국 내 감염 확진자 증가와 유통업체의 연이은 휴업 등이 전 세계로 타전되며 한국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중국 외 국가 여행객도 방한을 꺼리고 있는 상태다. 내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 급감도 외국인의 한국 여행 심리 위축에 영행을 미치고 있다.

그간 간신히 버티던 여행사들도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한 중견 여행사는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다른 중견 여행사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 또 다른 중견 여행사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상황이다. 직원 무급휴직에 돌입한 중견 여행사도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관련해 불안이 지속하면서 여행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업계를 지원하고 국민의 불안 심리 해소와 국내외 여행 안전성 확보에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여행업계가 침체기를 맞으며 면세점, 백화점 등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설 연휴 이후 두 번째 주말인 지난 8~9일 매출이 지난해 설 직후 두 번째 주말(2월 16~17일)보다 54% 줄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롯데백화점 본점에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틀 반에 걸쳐 문을 닫는 바람에 500억원 정도의 매출감소를 경험해야 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도 설 연휴 이후 2주 동안 두 자릿 수 매출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조 단위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