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 녹는다…사상 처음 섭씨 20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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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온난화 현상…우리나라 올 1월 “가장 따뜻한 겨울”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16 13:44:10

▲칠레 남극기지가 12일(현지시간) 촬영한 남극의 모습. 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사진=GlobalNews 캡처]

남극의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섭씨 20도를 넘는 기록을 남겼다. 우리나라가 유례없이 포근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남극 기온 상승은 세계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를 고조시켰다.

가디언, 글로벌뉴스, 워싱턴포스트 등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과학자들이 이달 9일 남극 시모어 섬의 기온을 섭씨 20.75도로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록은 1982년 1월 시그니 섬에서 기록한 종전 최고 기록인 19.8도 보다 거의 1도 높다. 이달 6일에는 에스페란사에 있는 아르헨티나 남극관측기지에서 섭씨 18.3도가 측정됐다.

이 기록들에 대한 세계기상기구(WMO)의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가디언은 이런 현상들이 남극반도와 인근의 섬들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경향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산업화 이전 시대 이후 지구의 기온이 거의 3도 상승했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진행된 기온 상승 중 최단 시간에 일어난 변화다.

원격측정소에서 자료를 수집해 남극 기온을 기록하는 과학자들은 이번에 확인한 사상 최고 기기록에 대해 “믿을 수 없고 비정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과학자 카를로스 샤이퍼는 “우리가 관측하고 있는 많은 지역에서 온난화 추세를 목격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정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남극 23개 지역에서 기후변화가 영구동토와 생물학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있다.

샤이퍼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시모어 섬이 속해 있는 제임스 로스 군도를 비롯해 남극반도의 기온이 불규칙하게 요동쳤으며 21세기 들어서 첫 10년 동안의 냉각기 이후에 급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됐다.

브라질 남극 기지의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해류의 변화와 엘니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대기의 기후변화가 영구 동토층 및 해양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남극대륙에는 눈과 얼음의 형태로 세계 담수의 약 70%가 저장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만약 그것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50~60미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유엔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인간의 노력과 빙하의 상태에 따라 2100년까지 해수면이 30cm에서 110cm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극 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온난화 현상으로 새로운 관측 기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상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3년 이래 올해 1월 ‘가장 따뜻한 겨울’을 기록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다운 눈을 구경하기도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