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진주시 간 서부경남KTX 노선 갈등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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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동부쪽으로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 변경 요청…진주시 발칵 “총력대응”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0 14:04:51

▲ 조규일 진주시장, 송도근 사천시장, 윤상기 하동군수, 이재근 산청군수, 거창․합천 부군수는 지난 11일 서부경남KTX 사업을 조기 착공하고 서부경남 공동 발전을 이루는 과제 추진에 역량을 함께 모으기로 했다. [사진=진주시]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노선을 놓고 창원시와 진주시 간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창원시가 서부경남권 중심의 노선을 동부경남권으로 변경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하자 진주시를 포함한 서부경남 6개 시·군이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 협의회를 구성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의 중재도 무용지물인 상태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지난해 1월 정부재정사업으로 확정됨에 따라 제조업과 조선업 경기 하락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린 ‘블루칩’으로 기대되고 있다. 총 4조7000억원이 투입돼 김천~합천∼진주~창원~거제를 잇는 KTX노선 사업으로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시간은 서울~진주가 기존 3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거제·창원은 4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 특히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일자리 8만개 창출, 생산 유발 효과 10조원으로 추계된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시 수도권과 남해안권이 2시간대로 좁혀지면서 경남도는 △거제·통영, 관광·조선업 △진주·사천, 항공우주산업 △창원권역, 여객·물류 산업 △지리산권역, 항노화 산업 △고성·남해·하동, 해양자원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기본전략까지 세워놓고 있다.

진주시 역시 내부자료를 통해 △진주를 포함한 서부경남 지역 교통복지 실현 △수도권(서울·경기)~진주 2시간 생활권 형성 △SOC 대폭 확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도시 발전 견인 △항공우주·세라믹·소재산업 등 진주 100년 미래 산업 육성 가속화 △철도·항공·항만·고속도로 등 최적의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예상하고 진주시의 발전토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창원시는 “남부내륙철도노선이 서부경남지역 중심으로 돼 있어 대규모 인프라시설에 대한 수혜지역이 한정적”이라며 “창원방향 직결선을 연결해 동부경남지역까지 개통효과를 확대해야”고 주장하며 ‘남부내륙철도 노선 및 운영계획 건의안’을 국토부에 제출하면서 진주시 등 서부경남권은 발칵 뒤집혔다.

당초 노선은 김천~합천~진주~고성~거제 구간으로 서부경남권으로 치우쳐 약간 구부러진 형태다. 진주~함안(군북)∼창원 노선은 기존 경전선을 사용한다. 하지만 창원시는 합천에서 고성까지 직선화해야 한다며 김천~합천~함안(군북)~고성~거제 구간을 제시했다.

이 경우 진주는 남부내륙철도노선에서 제외돼 함안(군북)과 연결돼 있는 경전선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김천~진주 운행거리는 약 14.4km, 이동시간은 약 10분 증가하게 된다. 반면 김천~마산은 17,4km(약 20분), 김천~거제 9.3km(약 5분) 줄어든다.

창원시는 국토부에 제출한 건의안에서 “동부경남지역은 창원시·김해시를 포함해 인구 160만명이 밀집돼 있어, 기존 노선으로 개통되면 시간단축 효과가 적고 운행횟수는 전체의 50% 미만이다”며 “이용객이 가장 많은 창원중앙역을 이용할 경우 마산역까지 이동시간이 추가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선변경에 따른 장점으로 △김천~거제 연장 약 10km 단축 △약 2000억원 예산 절감 △진주~광양 복선전철을 통해 하동·광양까지 고속철도 수혜 확대 등을 꼽았다.

‘서부경남 지역의 교통·관광·교육·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던 진주시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는 등 반격에 나섰다. 진주시는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50여년 동안의 서부경남 지역민의 꿈과 희망, 염원이었다”며 “노선이든 그 무엇이든 창원시가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진주시는 이어 11일 거창·하동·산청·합천군, 사천시와 함께 '서부경남 KTX(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 협의회'를 구성하고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 조기 착공 △김천~진주 복선화 최우선 추진 △경제·문화관광·광역교통 분야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을 결의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창원시의 부도덕한 주장은 스스로 시의 품격, 시민들의 양심을 저버리는 격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창원시가 끼어들기 식으로 노선변경을 주장해 성과를 가져가려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기착공을 위해 모두들 노력하고 있다”며 “국토부에서도 일을 타이트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창원시 관계자는 “국토부 입장은 모든 안들을 제출하면 그에 대한 검토를 통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으로 알고있다”며 “기술적으로 세부적으로 검토해 건의할 수 있는 것들은 찾아보고, 검토한 결과들이 나오면 국토부에 설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오는 11월까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완료한 후 기본계획 수립→철도산업위원회 심의→기본·실시설계→착공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진주시와 창원시 간 갈등과 힘겨루기는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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